'미성년 시절 범행' 보완수사 안하고 기소한 검찰…법원, 공소 기각

재판부 "벌할 수 없음을 알고도 공소제기…공소권 남용"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검찰이 피고인의 촉법소년 당시 저지른 성범죄 사건을 보완수사 없이 포괄적으로 기소한 사안에 대해 법원이 '공소 기각' 판결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성착취물제작등),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명했다.

더불어 공소사실 중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성착취물제작등)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했다.

A 씨는 2020년 8월부터 2023년까지 불상지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짧은 바지를 입고 있는 피해자의 다리 부위 등을 몰래 촬영한 것을 비롯해 총 78회에 걸쳐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또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 서울시 구로구의 자신의 주거지에서 아동·청소년인 당시 13세인 B 양의 얼굴 사진과 나체 사진을 합성해 '걸레' 등의 문구를 기재하는 등 총 18회에 걸쳐 피해자 3명에 대한 아동·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A 씨의 2019년 말~2020년 초 범죄에 대해 "이 사건의 성 착취물 제작 범행 일시에 피고인은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사는 피고인이 미성년자에 해당해 벌할 수 없음을 알고도, 공소 제기 전 수사 단계에서 보완수시 내지 보완수사 요구를 사실상 법정에서 하겠다는 의도로 공소 제기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부분 공소제기는 공소권을 남용한 것으로 공소 제기 자체가 법률 규정에 의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성 착취물 제작 범행은 법정형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해당하는 중범죄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이 이 사건 성 착취물 제작 범행 자체는 인정하고 있지만, 검사가 해당 범행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불기소 결정서를 작성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기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해당 범행에 대한 검사의 증인 신청에 대해 "증인신문을 통해 수사 검사가 응당 해야 했을 보완수사나 보완수사요구를 의도적으로 하지 않은 잘못을 덮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신청한 이 사건 피해자 6명을 모두 증인으로 채택할 경우 재판이 지연돼 피고인이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고, 방어권 또한 침해된다"고 했다.

다만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친구였던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했고, 범행 당시 아동·청소년이었던 피해자들은 성적 수치심은 물론 타인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에서 오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엄벌이 필요하다"며 유죄 판단을 내렸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