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살해 후 행인 2명 들이받고 도주한 20대…1심 징역 35년
검찰, 사형 구형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택시 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후 도주하는 과정에서 행인 2명을 쳐 다치게 한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15일 수원지법 형사15부(정윤섭 부장판사)는 살인, 살인미수, 절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전자장치를 20년간 부착할 것을 명했다.
지난 결심 재판에서 검찰은 재판부에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해야겠다는 확정적 고의하에 범행에 나아갔고,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며 A 씨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법정에서 A 씨 측은 정신병력으로 인한 망상 등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A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다른 인격체에 의해 조종을 당하고 있는 망상 등의 정신병력에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걸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유족이 "자신의 죄를 감추는 것만 보여 더 화가 난다. 끝까지 우리 가족을 기만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상당 기간 우울증 등으로 치료받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범행 동기나 수단, 방법 전후 행동 등을 종합하면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더라도 범행과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낯선 손님에게 갑작스럽고 무자비한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유족 또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며 "유족의 슬픔은 이 사건 재판부도 가늠하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5년 6월 26일 오전 3시 27분께 경기 화성시 비봉면 한 도로에서 60대 택시 기사 B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택시를 훔쳐 달아나는 과정에서 마을 주민인 50대 C 씨와 60대 D 씨 등 2명을 연이어 들이받아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C 씨 등은 각각 골절과 타박상 등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1시간여 만인 같은 날 오전 4시 40분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바퀴 없는 차량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당시 그는 손 부위를 자해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았다. B 씨 택시 안에서 발견된 A 씨 가방에서는 흉기 3점이 발견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서울 강남구에서 택시를 잡아 귀가하는데 B 씨가 길을 헤매 시비가 붙었다"며 "흉기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챙겨 다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수사 당국은 A 씨가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약 30분간 헤매는 B 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범행한 것으로 보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A 씨는 범행 두 달 전 조모를 상대로 강도 범행을 저질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날 재판 후 피해자 측 유족은 취재진에 "법정 최고형을 원했는데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울분을 토하며 항소 의지를 밝혔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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