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신 지시로"…모친 살해 뒤 영화 보러 간 20대 아들 항소심서 감형
1심 "범행 때 입은 옷 세탁, 조현병 약 복용…상황판단 능력 있어"
2심 "정신적 장애, 범행 충동 억제 못한 것과 연관…심신미약 수용"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모친을 잔혹하게 살해하고도 모친의 시신을 주거지에 그대로 둔 채 일상생활을 영위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1형사부(고법판사 신현일)는 존속살해 혐의로 20대 남성 A 씨의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앞서 원심은 A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고, 1심 판결에 불복해 검사와 A 씨 모두 항소했다.
A 씨는 2025년 2월23일 오후 10시50분쯤 경기 시흥시 자신의 주거지에서 흉기로 모친을 수십회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이후 A 씨는 혈흔을 닦는 등 방 청소를 하고, 범행 당시 입었던 옷을 세탁하는 등 5일간 아무 일 없는 듯이 일상생활을 영위했다.
또 이미 숨진 모친이 주거지에 있는데도 영화를 보러 가기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어릴 때부터 모친이 용돈을 많이 주지 않고 밥도 제대로 먹이지 않으며 잔소리를 자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적대감을 갖고 있던 중 모친과의 악연을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 2015년부터 조현병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법정에서 조현병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A 씨는 그러면서 "'우주신'의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A 씨는 범행 직후 모친이 신고할까 봐 휴대전화를 숨겨두고 범행 당시 착용했던 옷을 세탁하기까지 했던 점, 하루에 한 알씩 조현병 약을 먹었던 점 등을 보면 일정한 상황판단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부터 계속되어 온 피해자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에 기인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A 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피해자는 가장 안전해야 할 본인의 거처에서 믿었던 아들의 느닷없는 공격에 끔찍한 고통과 공포 속에서 삶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과정 및 범행 이후의 행태가 패륜적이고 매우 잔인하고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도 별다른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신적 장애가 정신분열증, 망상장애와 같은 경우 범행의 충동을 느끼고 범행에 이르게 된 과정에 있어서 범행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 것이 연관이 있을 수 있다"며 A 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의 형량을 일부 감형했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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