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했어, 우리 딸"…따뜻한 포옹·메시지로 수험생 격려

수원 영복여고 정문 일대 학부모, 친구들로 '인산인해'
일부 수험생 "국어영역 어려워"…12월5일 성적표 배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후 경기도교육청 제30지구 제20시험장인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5.11.1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고생했어요, 우리 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13일 오후 5시12분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소재 경기도교육청 제30지구 제 20시험장인 영복여자고교 정문 일대는 수험생의 학부모, 친구들로 붐볐다.

한산했던 영복여고 정문 일대는 오후 4시부터 수험생을 기다리는 인파로 몰리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정문 반경으로 50m 이내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부분 학부모들은 휴대전화를 놓지 않고 연신 화면을 들여다보며 '문자 왔다, (수능) 끝났대'라고 수군대곤 했다. 일부 학부모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딸의 첫 수험장인 영복여고 정문을 촬영해 기록으로 담아내는 모습도 포착됐다.

수험장 교문이 열리는 오후 4시54분 학부모들은 까치발을 들고 고개를 더 빼꼼 내밀며 이른 오전부터 수능을 치르러 고생했을 자신의 딸을 찾기에 혈안이다.

꽃다발을 들고 있는 한 학부모는 "답답했을 수험장을 벗어나서 향기로운 꽃내음으로 딸의 기분을 달래주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영복여고 정문을 기준으로 교내까지 이어지는 언덕은 80~100m 정도다. 오후 5시12분 수능을 마친 첫 수험생이 교문을 나서는 순간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격려의 손뼉을 치곤 했다.

학부모들 서로가 자신의 딸이 아니더라도 "고생했어요"라며 응원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수험생들 역시, 본인 못지않게 마음을 졸였을 부모님에게 한껏 달려가 "고마워요 엄마, 아빠"라며 가슴팍에 안기기도 했다. 대견한 딸을 가슴에 묻은 부모들도 시험이 어땠는지 묻기보다 '장하다' '고생 많았다' 등의 말로 위로했다.

정 모 양(19)은 "일단 집으로 얼른 귀가하고 싶다"며 "3교시 시간에 졸릴까 봐 점심도 일부러 잘 안 먹어서 배고프다"고 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드보드지에 '수능 만점은 전부 너의 것'이라고 손수 제작한 친구들은 수능을 치른 자신의 친구와 격한 포옹을 나누면서 수능을 끝난 기념을 축하해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후 경기도교육청 제30지구 제20시험장인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학부모가 시험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5.11.1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한 학부모는 "인근 대형 몰에서 외식하려고 한다"며 "그동안 수능을 위해 달려 온 딸과 이른 오전부터 딸의 도시락 챙긴 아내를 생각하면 그냥 집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번 수능에서 국어영역이 어렵다는 수험생들의 하소연도 나왔다.

김 모 양(19)은 "국어영역 가운데 독서 분야가 힘들었다"며 "탐구영역 가운데 사회문화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다른 수험생도 "사회문화 과목과 국어영역에서 다소 애먹었다"고 평했다.

올해 경기도 내 수능 지원자 수는 16만3593명으로 이 가운데 10만4096명이 재학생, 5만9497명이 졸업생인 것으로 각각 파악됐다. 수능 성적표는 오는 12월5일 배부된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