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사 이전 갈등 고양시, ‘예비비 사용 부당’ 1심 판결 최종 확정에 ‘당혹’

시 항소 포기 “법무부 지시 때문에”…시의회, 7500만원 변상 요구 준비

지난 2일 고양시청 기자실에서 주민소송단 관계자들이 법원의 1심 판결 확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대준 기자 (재판매 및 DB금지)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시청사 이전을 놓고 주민들과 갈등을 빚으며 ‘조사용역비 예비비 지출’ 문제로 법적 다툼까지 벌어졌던 고양시가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를 포기해 판결이 확정, 관련 예산을 토해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3일 고양시 등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행정1부(이우희 부장판사)는 지난달 16일 ‘고양시 시청사 이전 주민소송단’이 이동환 고양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민소송에서 “피고(고양시장)가 시의회의 시정 요구 중 시청사 이전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비를 예비비로 지출한 것에 대한 변상 요구 부분을 처리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1심 판결과 관련 항소장 제출 기한은 법원 판결문 송달일로부터 14일 이내인 지난달 30일까지다. 그러나 고양시는 마감일까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음에 따라 1심 판결이 그대로 최종 확정됐다.

이와 관련 고양시는 “항소를 준비하던 중 마감일인 9월 30일에 법무부 장관이 ‘항소 포기 지휘’를 결정·통보해 와 항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1심 판결 이후 법원의 판결이 모순적이라는 점과, 시의회 시정요구를 별건 사안으로 나누어 판결한 법리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음을 강조하며, 법률 자문과 철저한 검토를 거쳐 이 부분에 대해 항소할 계획이었다.

이 과정에서 기초자치단체가 항소를 제기하려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제6조)에 따라 법무부 장관의 소송 지휘를 받게 되어 있어 항소의견서를 지난달 23일 법무부에 승인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항소포기 지휘’ 결정을 통보해 온 것이다.

시 관계자는 “충분히 승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항소를 준비하던 시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주민소송단(대표 윤용석)은 2일 기자회견을 통해 1심 판결 최종 확정에 환영의 뜻과 함께 “이동환 시장이 주도한 시청사 백석동 이전을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비 예비비 지출은 위법이며, 시의회의 변상 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시장의 행정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또한 “관련 공무원들은 이제 (법원이 부당하다고 판결한 예비비 지출예산) 7500만원을 변상해야 할 책임을 떠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함께 한 고양시의회 ‘고양시청사 이전 사업 및 부서이전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의 임홍열 위원장은 “당장 이달 열릴 임시회에서 예비비 지출 승인에 서명한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며, 이는 강도 높은 변상 요구가 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차후에도 시청사 원안 건립 무산으로 야기된 68억원의 일몰 비용에 대한 배상 책임도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