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7000만원 'KT소액결제 피해' 수도권 서부 중심 확산…병합 수사

경기남부청에 124건 접수…인천청도 4건 수사 중
초소형 기지국 '펨토셀' 탈취범행 추정…KT, 늑장 논란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West 사옥에서 소액결제 피해 관련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9.1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수원·인천=뉴스1) 유재규 박소영 이시명 윤주영 기자 = 1억7000만 원 상당 피해가 발생한 'KT소액결제 사건'이 수도권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8월27일~9월9일 'KT소액결제 사건'을 124건 접수해 수사 중이다. 피해 금액은 8060여 만원이다.

가장 많이 접수된 곳은 경기 광명경찰서다. 총 73명이 피해를 봤으며 금액은 4730만 원으로 추산된다.

광명지역 내 발생한 피해 사례는 주로 소하·하안동에서 일어났으며 특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몰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하·하안동과 맞닿아 있는 서울 금천구 지역에서도 유사 사례가 발생했다. 금천경찰서는 45건의 피해 신고가 들어왔으며 약 2850만 원 피해 금액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명시 하안동과 약 6~8㎞에 위치한 경기 부천지역도 6명(480만 원)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피해자 중 1명은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부천소사경찰서는 이들의 사건을 접수해 경기남부청에 이관했다.

관악산을 사이에 두고 금천구와 떨어져 있는 약 8㎞ 떨어진 경기 과천지역도 피해가 잇따랐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수치는 밝혀지지 않았다. 경기남부청은 과천경찰서의 사건을 조만간 이관받아 병합, 수사해 나갈 방침이다.

경기 부천지역과 인접한 인천지역에도 유사 사례의 사건이 발생했다.

인천경찰청 수사계는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4건의 사건을 접수해 수사 중이다. 피해 금액은 227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부평구 지역 3건, 미추홀구 지역 1건 등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도 'KT소액결제 피해'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경찰은 영등포구에서 일어난 사건이 이번 사건과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두고 사건의 수법이 이례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건의 공통점은 피해자들이 모두 KT 통신사 가입자로 주로 새벽시간대에 발생했다는 것뿐이다. 이중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 중인 가입자도 있다.

보안업계는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을 탈취, 이후 이를 모사한 가짜 기지국을 만들었을 것으로 현재까지 추정하고 있다. 카페나 공공장소 등에 설치된 펨토셀이 탈취되면서 공격이 발생한 거라는 분석이다.

공격자는 가짜 기지국 인근에 머문 이용자의 통신을 중간에서 가로채 조작할 수 있다. 원치 않는 소액결제도 가능하단 의미다.

KT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이 자사 통신망에 접속된 것을 사건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문제의 불법 기지국은 KT가 접속을 끊었다.

서울 시내 한 KT 대리점 모습. 2025.9.1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경찰은 피해자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KT소액결제 피해' 금액은 1억7000만 원이며 278건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접수된 사건의 피해 금액보다 2배 웃돈다.

한편 피해자들로부터 최초 신고가 접수됐던 지난 8월27일 경찰은 지난 1~2일 KT 본사와 지점, 중개소 등에 연락을 취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늑장 대처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KT 측은 "경찰 문의를 받은 후, 피해 의심 문의가 들어온 고객 전수 조사를 통해 구체적 피해자 명단 확인과 원인을 파악하는 데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