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 끝 손찌검한 친오빠…'접근금지 조치' 여동생 집에 불질렀다

접근금지 임시조치 연장에 격분…현주건조물방화 등 혐의 구속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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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뉴스1) 김기현 기자 = 친여동생으로부터 접근 금지 등 임시조치를 당한 데 불만을 품고 집에 불을 지른 2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한 A 씨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8일 오후 6시 28분께 친동생인 20대 여성 B 씨와 단둘이 사는 광주시 쌍령동 4층짜리 빌라 4층 세대에 라이터로 옷가지를 태워 불을 지른 혐의다.

불은 4층 주거지 내부 약 20㎡와 가재도구 등을 태우고, 소방 당국에 의해 30여분 만인 오후 7시 4분께 완전히 꺼졌다.

A 씨는 방화 후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발 부위에 경미한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빌라의 다른 세대 주민 10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이들 역시 별다른 부상 없이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친동생인 20대 여성 B 씨로부터 "오빠가 집에 불을 지른다고 한다"는 취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 씨를 체포했다.

당시 A 씨는 외출 중이던 B 씨에게 전화를 걸어 "임시조치를 취소하지 않을 경우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 5일 B 씨와 생활비 등 문제로 갈등을 빚다 손찌검을 하는 등 폭력을 행사해 112 신고를 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거지 퇴거,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망을 이용한 접근 금지 등 경찰 긴급 임시조치에 이어 법원 임시조치 명령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긴급 임시조치가 끝났다고 생각해 집으로 왔다가 동생과 경찰을 통해 (임시조치가) 연장이 됐다는 얘기를 들어 화가 나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긴급 임시조치란 법원 임시조치 결정을 기다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찰이 피해자를 즉시 보호하기 위해 가해자를 상대로 접근 금지 등을 명령하는 제도다.

임시조치는 긴급 임시조치를 취한 시점부터 48시간 이내지만 피해자 의사 등을 고려해 경찰이 검찰·법원 허가를 얻어 최대 수개월까지 취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긴급 임시조치는 효력이 48시간뿐이고, 그 이상은 검찰과 법원 허가가 필요하다"며 "피해자 의사에 따라 최종적으로 법원 허가를 얻어 긴급 임시조치에 이어 정식 임시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초에는 피의자에게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만 적용했으나, 임시조치를 어긴 혐의도 함께 의율했다"며 "보다 구체적인 혐의 사실은 밝히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