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도의원 사퇴촉구 동료 의원 "회견 취소, 압박 있었다"
이인애 경기도의원 입장문서 밝혀…"정치는 책임을 지는 일"
- 송용환 기자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이인애 경기도의회 의원(국민의힘·고양2)이 '직원 성희롱' 발언으로 피소된 같은 당 양우식 경기도의회 운영위원장(비례)의 사퇴 촉구 기자회견 취소에 대해 "외부 압박이 있었다"고 밝혀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이 의원은 25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23일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부득이하게 취소하게 됐는데 이와 관련해 많은 분이 이유를 궁금해했고, 특히 외압 여부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며 "먼저 분명히 말씀드린다. 기자회견 취소는 저의 입장 철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어 "다만, 당 안팎에서 여러 형태의 압박과 부적절한 반응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 압박은 조직 내부의 위계, 파벌, 그리고 정치적 해석과 분위기에서 오는 심리적 부담에 가까웠다"며 "(지난 21일 1차 입장문 발표) 이후 '분란을 조장한다' '누군가에게 조종당한다'는 식의 비난은 물론 협박성 경고와 유언비어까지 확산하면서 저 한 사람의 소신이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피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누구로부터, 어떤 압박이 있었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언급을 피했다.
그는 "저는 지역 정치에서 유리천장을 깨고 진입한 초선 청년 정치인이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이 목소리를 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 이번 문제 제기의 배경이었다"며 "정치는 책임을 지는 일이다. 저는 침묵 대신 발언을 택했고, 그 선택에 따르는 책임도 기꺼이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의 작은 목소리가 권력이 아닌 정의와 상식, 그리고 도민의 신뢰 위에 정치가 다시 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의회 한 남성 직원은 지난 5월 12일 오전 경기도 직원전용 게시판 '와글와글'에 올린 '[개선]성희롱' 제목의 글을 통해 "지난 9일 오후 퇴근 시간 정도에 상임위원장이 저녁을 먹자고 얘기하며 저에게 약속이 있냐고 물어봤고, 저는 친구를 보기로 해서 오늘 밤에 이태원을 간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그 후 위원장이 남자랑 가? 여자랑 가? 물어봤고, 제가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다고 했다"며 "그러자 위원장은 '쓰OO이나 스OO 하는 거야?'라고 물었다"고 글을 올렸다. '쓰OO'이나 '스OO'은 변태적 성행위 등을 지칭하는 용어다.
양 위원장의 성희롱 발언 공개 후 공무원노조와 여성단체 등의 비난이 쏟아졌고, 해당 직원은 같은 달 15일 수원남부경찰서에 양 위원장을 모욕 혐의로 고소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sy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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