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폭우' 사망자 나왔는데…외유성 日 출장 간 경기북부 의장단(종합)

김경수 가평군의장 "20일 밤 비행기로 귀국할 순 없었다"
신동화 구리시의장 "신중하지 못한 처사, 시민께 죄송"

수해 비상 시기에 일본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경기북부시군의장협의회 소속 의장들. (사진=독자제공)

(경기=뉴스1) 이상휼 양희문 기자 = 경기북부 9개 시·군의회 의장들이 집중호우로 피해가 속출하던 시기에 외유성 일본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해외 출장에는 가평군의회 김경수 의장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 20일 기록적인 괴물 폭우가 쏟아져 가평에서만 4명이 숨지고 여러 명의 실종자와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당일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북부시군의장협의회 소속 의장 9명은 지난 17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 출장을 떠났다.

고양·파주·의정부·양주·구리·포천·동두천·가평·연천 등 9명 의장 모두 이번 일본 출장에 참여했다.

출장계획서엔 일본 지방정부의 자치행정 구조, 의회와 집행부 간 협력 모델 등을 경기북부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 개발에 활용하기 위한 출장으로 설명돼 있다.

의장들은 1인당 약 230만 원, 동행한 직원들은 1인당 약 173만 원의 경비가 소요됐다.

세부 일정을 훑어보면 '외유성 출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의장들은 첫날과 둘째 날 히다카시와 도교도청, 사이타마 등 3개 지자체를 방문한 뒤 신도청 전망대와 메이지 신궁, 신주쿠 거리 등 관광명소를 둘러봤다.

메이지 신궁은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신토 신사로, 메이지 천황을 숭배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이후에는 우에노공원과 아메요코 시장, 오다이바 해상공원, 레인보우 브리지, 차이나타운 등 관광지 위주의 탐방 일정이었다.

문제는 이들의 출장 기간이 집중호우 시기와 겹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중앙재난본부는 이들 의장들이 출장을 가기 하루 전인 16일 비상 1단계를 발령하고 호우를 대비했다.

출발 당일 새벽 4시엔 비상 2단계로 격상했다.

그럼에도 이들 의장들은 출장을 강행했고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에도 곧바로 귀국하지 않았다.

지난 20일 집중호우로 인해 가평에서 산사태 등으로 4명이 숨지고 실종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 포천에서도 1명이 숨지는 등 경기북부에선 집중호우 관련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가평지역이 초토화되고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등 수해 위기 상황이 심각함에도 해당 군의회 의장은 외유성 출장을 진행한 것이다.

김경수 가평군의회 의장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수해가 심각했던 20일 당일 왜 귀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비행기표가 밤 9시 5분쯤에 있는 등 너무 늦은 시간이라 귀국하면 새벽이라 20일에는 갈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렇다면 21일 이른 오전에 왜 귀국하지 않았느냐'는 이어진 질문에 "21일 오후 2시 비행기로 귀국했다. 오후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지 않고 귀국했다"며 "자세한 일정은 집행부에 알아보라"고 말했다.

구리시의 경우 백경현 시장이 집중호우 당일 강원도 출장 야유회에 참석해 흥겹게 노래 부르고 춤을 춘 사실이 드러나 비판받았다.

같은 시기 구리시의회 신동화 의장은 일본 외유 중이었다. 왕숙천 범람 등 비상시기에 구리시장과 시의회 의장 모두 자리를 비운 셈이다.

신동화 의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었고 처사였다"며 "시민들에게 죄송하고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해 비상 시기에 일본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경기북부시군의장협의회 소속 의장들. (사진=독자제공)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