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100억대 전세사기' 임대인…1년여간 해외 도피 끝 검거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100억 원대 전세 사기 행각을 벌인 임대인이 1년여에 걸친 해외 도피 끝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30대 여성 A 씨를 지난 6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2021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임차인 83명 전세 보증금 약 164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공범인 B 씨와 수원시 장안·팔달·권선구 다세대주택 등 11채를 직접 소유하거나 명의를 신탁받은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주로 토지를 구매한 후 대출을 받아 다세대주택 등을 짓고 임대차 계약을 맺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12월 A 씨 등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잇따라 접수한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나서 지난해 6월 B 씨를 구속 송치했다.

그러나 A 씨는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 해외로 달아났고,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 및 주변인 탐문 등 다각도로 수사를 지속해서 벌여 1년여 만인 올해 2월 필리핀에서 A 씨를 검거했다.

이어 이달 초 A 씨를 국내로 송환하고, 같은 달 5일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 씨가 전세 보증금을 상환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해외로 도피한 탓에 수사를 원활히 진행하지 못 했었다"며 "이른 시일 안으로 조사를 마치고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