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까지 시려"…2월 동장군 심술에 발길 끊긴 전통시장

살 에는 듯한 추위에 중무장한 채 나타난 상인들
한파 심해 영업 안 하거나 조기 마감하는 경우도

4일 정오께 경기 구리시 구리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어묵국물을 마시며 추위를 달래고 있다.2025.02.04/뉴스1 양희문 기자

(구리=뉴스1) 양희문 기자 = "날씨가 너무 추우니까 사람들이 안 다니잖아. 나도 오늘 장사 쉬고 싶었는데 또 돈은 벌어야 하니까 억지로 나온 거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4일 정오께 찾은 경기 구리시 구리전통시장은 추위 탓인지 한산한 모습이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도 먹고 살기 위해 삶의 터전으로 나온 시장 상인들은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발길 끊긴 손님을 기다렸다.

상인들은 한파에 맞서 싸우기 위해 얼굴부터 발끝까지 두꺼운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건 물론이고 난로와 핫팩도 준비했다.

그럼에도 겨울 끝자락에 찾아온 동장군은 심술이 났는지 추위를 동반한 강한 바람을 몰아치며 상인들을 괴롭혔다.

가판대를 펼쳐놓고 장사를 준비하던 한 상인은 갑작스럽게 찬바람이 들이닥치자 냅다 난로 앞으로 뛰어가 몸을 녹였다.

12년째 과일을 팔아온 베테랑 상인 김 모 씨(55)는 "그냥 춥기만 하면 버틸 텐데 바람까지 강하게 부니 뼈까지 시리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한파특보가 내려진 4일 경기 구리시 구리전통시장이 한적하다.2025.02.04/뉴스1 양희문 기자

평소라면 시장 중심 거리에서 줄지어 장사하며 손님을 받았던 노점들도 이날은 영업하지 않거나 조기 마감하는 경우가 많았다.

"몇몇 가게는 왜 문을 닫았느냐"는 물음에 이곳 상인들은 "한파가 심한 날엔 손님이 없어 그런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 A 씨는 "나도 손님이면 이렇게 추운 날이면 안 나온다"며 "오늘도 나올까 말까 고민하다가 겨우 몸을 이끌고 나왔다"고 밝혔다.

그나마 하얀 김을 내뿜는 어묵 가게 앞엔 손님들로 붐볐다.

이들은 한 손엔 어묵꼬치를, 다른 손엔 어묵 국물이 담긴 컵을 들고 호호 불어먹으며 추위에 지친 몸을 달랬다.

기상청은 이날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온이 평년(최저 -12~0도, 최고 2~9도)보다 많게는 10도까지 낮겠다고 예보했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