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 싹 없애" 이재명 지사시절 정무직 증거인멸 의혹, 경기남부청 수사

당시 김현지 보좌관·배소현 사무관 등 17명 증거인멸 사건 이첩받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경. ⓒ News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경기남부경찰청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정무직들의 업무용 컴퓨터 '하드 파기' 의혹과 관련한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 중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이 대표와 이 대표의 최측근 김현지 보좌관, 전 경기도청 총무과 5급 별정직 공무원 배소현씨의 증거인멸 등의 사건을 지난 2월 중순쯤 이첩받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초 유튜브 채널 '백브리핑'을 운영 중인 백광현씨는 이 대표와 김 보좌관, 배씨를 증거인멸과 증거인멸교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용전자기록등손상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남부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최근 고발인 측 변호인에게 경기도청에 근무하다가 이 대표 선거캠프로 떠나면서 '하드 파기'가 된 것으로 추정되는 정무직 명단을 요청했다.

이에 고발인측은 당시 도지사 비서실, 대변인실, 기획조정실, 총무과에서 근무한 정무라인 17명을 특정한 명단을 남부청 수사대에 넘겼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6.1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김 보좌관은 지난 2021년 대선을 앞두고 전 도청 사무관 배씨에게 도청에서 캠프로 나간 직원들의 '컴퓨터 파일 삭제'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김 보좌관이 배씨에게 컴퓨터 파일 삭제를 지시하는 음성녹취 파일도 공개됐다. 녹취가 된 날짜는 이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경기지사를 사퇴한 바로 다음날인 2021년 10월 26일로 알려졌다.

녹취 파일에 따르면 김 보좌관은 배씨의 '업무용 컴퓨터 파일'을 삭제하라고 말하며 "파일이나 이런거 없앨거만 싹 없애요"라고 했다. 이어 "외장하드를 주문해서 해야 되니까. (중략) 파일만 지우면 제가 아예 하드를 교체시킬게요. 어떤 컴퓨터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면 돼"라고 말했다.

김 보좌관은 또 배씨에게 앞서 캠프로 간 직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이미 교체됐다는 식으로도 말했다. 김 보좌관은 "나간 사람들이 하도 엉망진창으로 해놔가지고 아예 하드를 사가서 다 교체를 해야 했다"며 "한 50개를 했나봐"라고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이 대표 비서실은 "김 보좌관이 배씨에게 '컴퓨터 파일 삭제'를 요청한 것은 공용컴퓨터가 아닌 개인컴퓨터의 파일을 말하는 것"이라며 "의원면직을 앞두고 공문서 무단반출, 개인정보법 위반 등을 우려해 주의 요청을 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2021년 10월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도청의 정무라인들이 이 대표의 선거캠프로 떠났는데 당시 김 보좌관은 가장 늦게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보좌관이 파일 삭제를 지시한 전 경기도청 사무관 배씨는 현재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기소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