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운정 도심 산책로 때아닌 '개똥' 논란…"범인은 따로"
'시민의식 실종' 애견인 단속요구 민원에, 市 "철새 분변" 해명
- 박대준 기자
(파주=뉴스1) 박대준 기자 = “너무 더러워서 산책도 못 가겠어요. 시청은 왜 단속 안 하나요?”
최근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의 대표적 시민 휴식공간인 운정호수공원과 소리천 일대를 중심으로 “개똥 때문에 지저분해 못 살겠다”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김모씨(운정2동)는 “오랜만에 주말에 소리천에 나갔더니 10m가 멀다 하고 치워지지 않은 개똥들이 방치되어 있어 기분이 상했다”며 “집에 오자마자 신발 바닥부터 세척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시민들이 모처럼 야외 산책을 하다 반려견들의 배설물로 기분을 망쳤다는 내용의 글이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에 올라오고 있다.
한 시민은 “최근 공원 주변으로 새로 입주한 오피스텔 1인가구 주민들이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경우가 늘었지만 기본적인 상식인 목줄도 없이 배설물도 안 치우고 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시청 공원관리 담당부서에는 이달부터 이같은 반려인들을 단속해야 한다는 민원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이같은 민원에 파주시는 20일 “최근 벌어지는 호수공원과 소리천 일대 개똥 사태는 대부분 반려견이 아닌 철새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간혹 반려견의 배설물이 있기도 하지만 최근 시민들로부터 개똥으로 오해받는 배설물은 기러기 등 철새의 분변”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철새 배설물의 경우 반려견 배설물과 구분하기 쉽지 않지만 담배나 새끼손가락 굵기보다 약간 굵고, 묽은 경우 철새 배설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겨울 가뭄과 배수지 조절 등으로 호수공원 수위가 낮아지면서 조류들의 먹이활동이 쉬워져 최근 호수공원과 소리천에는 많은 겨울철새들이 몰려들고 있다.
공원관리 직원들에 따르면 이들 철새들은 시민들이 다가가도 놀라 달아나지 않고 비둘기떼와 같이 불과 5m 앞에서도 무리지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철새들이 남긴 배설물은 사람들의 접근이 어려운 수면이나 풀숲은 물론 산책로 이곳저곳에도 발견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파주시는 이들 산책로에 대해 아침에만 한 차례 물청소를 하다 최근에는 아침과 저녁 두 차례로 나눠 배설물을 치우는 수고를 겪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보통 철새는 한강변이나 저수지, 인근 공릉천에서 먹이활동을 해 왔는데 올해는 호수공원에도 많은 철새들이 몰려와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도심 생태계가 살아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철새들이 떠날 때까지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조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아직도 일부 시민들이 목줄을 하지 않거나 배설물을 치우지 않는 경우도 많아 지속적인 계도와 단속을 벌일 계획”이라며 “공원과 소리천 곳곳에 배설물 수거함이 설치되어 있으니 타인을 위해 배설물은 꼭 스스로 치워달라”고 당부했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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