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레미콘 출하 차질 지속… 공사 중단에 주유대란 우려까지(종합)

화물연대 파업 8일째…창고는 포화상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행동이 7일째 이어진 30일 오후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에서 조합원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2022.11.3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전국=뉴스1) 박대준 김동수 박영래 백운석 서순규 손연우 최창호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파업이 8일째 접어든 가운데 공장 가동과 건설 현장의 공사가 중단되고, 주요 항만의 기능이 마비되는 등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전날인 지난달 30일 열린 정부와 화물연대의 2차 교섭마저 고성이 오가며 40분만에 결렬되면서 파업이 장기화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가운데 관련업종들의 자구책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산업 전반의 피해가 가중될 전망이다.

◇ 제철소 출하 차질로 창고에 제품 쌓여가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는 출하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철강업체 등에 따르면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정상 출하되지 못한 철강제품들이 회사 창고에 쌓여가고 있다.

하루 만톤의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포항제철소는 지난 6월 파업 때보단 출하지연량이 50%정도로 줄었지만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하루 8000톤의 건설자제 철강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파업 이후 생산된 제품을 전량 출하하지 못해 제품 창고에 쌓여있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철강업체가 밀집한 여수국가산업단지와 포스코 광양제철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8일간 쌓인 철강제품 13만6000톤이 내부에 적체돼 반출되지 못하고 있다. 출하지연으로 주변 야적장 부지와 제품 보관창고를 활용하고 있지만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일부 물량을 빼내기 위해 선박을 이용한 운송량을 늘리고 있다.

부산지역의 한 철강 업체도 지난주부터 물류가 중단됐고 제품보관 장소도 마땅치 않아 생산 자체가 중단됐다. 또 다른 철강 업체는 철근 및 반제품 출하를 위한 비화물연대 소속 화물차량 수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행동이 7일째 이어진 30일 인천시 인천 중구 한라시멘트 앞에 시멘트 화물차량이 서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29일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제14조에 따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시멘트업계의 집단운송 거부자에 대하여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업무개시명령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참여정부 당시인 2004년 업무개시명령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초 적용되는 사례다. 2022.11.30/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충청권, 레미콘 공급 차질로 건설현장 공사 중단

대전과 충남지역의 건설현장도 레미콘 공급이 끊기면서 일제히 멈춰 설 위기를 맞고 있다.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지난 24일부터 시멘트 운반 차량인 벌크시멘트트레일러 운행이 중단되며 대전과 충남, 세종지역 120여개 레미콘제조업체 중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곳이 늘고 있다.

그나마 대다수 레미콘업체는 비축해 둔 시멘트 재고물량으로 며칠간 버텨왔으나 파업이 지속되면서 이 마저 바닥나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처지에 놓였다.

특히 레미콘 공급이 중단되며 동절기를 맞아 레미콘 타설을 서둘러야 하는 100여 곳에 달하는 대전의 크고 작은 건설현장과 40여 곳에 이르는 충남의 500세대 이상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일부 공사현장에서는 레미콘 공급이 끊겨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대전 대덕구 대화동 소재 A레미콘 대전공장은 화물연대 파업전만 해도 시멘트 운반 차량인 벌크시멘트트레일러가 하루 평균 3~4대가 들어와 일일 1000㎥(루베) 내·외의 레미콘을 지역 공사현장에 공급했지만 29일부터는 하루 250㎥(루베)로 레미콘 공급을 줄여 내보내고 있다. 이 업체는 시멘트 재고량마저 소진돼 이번 주말부터는 공장 가동을 멈출 예정이다.

같은 지역에 위치한 B레미콘업체도 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시멘트 공급이 끊겨 지난달 29일부터 레미콘 출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충남지역 레미콘업체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공주 소재 C레미콘업체는 화물연대 총파업 전까지 하루 평균 700~800㎥(루베)의 레미콘을 인근 아파트 및 건설 공사현장에 공급했다.

하지만 총파업 이후 시멘트 공급이 중단된 데다 재고물량마저 바닥나 지난 29일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천안·아산지역 아파트 건설현장 등에 레미콘을 공급하고 있는 아산 소재 D레미콘도 마찬가지로 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시멘트 공급이 안돼 지난달 28일까지 재고물량으로 레미콘을 생산하다 29일부터는 공장을 세웠다.

부산상의에 따르면 부산의 한 레미콘 제조업체의 경우 주원료인 시멘트 공급 차질로 평상시 보유하고 있던 재고 소진으로 공장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한 건설현장에서는 등 건자재 수급 중단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행동이 일주일째 이어진 30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앞 도로에 탱크로리(유조차)들이 줄지어 운행하고 있다. 이번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에는 4대 정유사(SK·GS·S-OIL·현대오일뱅크) 탱크로리(유조차) 기사들이 대거 동참해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2022.11.3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타이어공장 감산 돌입…탱크로리 운행 중단에 주유대란 우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경우 다음주 초를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원재료를 넉넉하게 비축했지만 추가 공급이 막히면서 원재료가 바닥을 보이는 상황이다.

광주공장 관계자는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을 겪으면서 이번에는 원재료를 충분히 비축했지만 1주일째 원재료 수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번주를 넘기면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을 비롯해 국내 3개 공장에서 하루 9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해 왔으나 화물연대 파업 영향으로 8만개로 감산한 데 이어 추가 감산에 들어갔다.

LG화학과 GS칼텍스도 제품 특성상 탱크로리 차량으로만 운송이 가능한데, 파업 여파로 물량이 반출되지 못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파업이 예고된 만큼 파업 전 최대한의 물량을 빼낸 상태이고, 원자재 등 일부 긴급물량을 반출하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남 동부권 지역에 탱크로리를 통해 생산 석유 5% 가량을 공급하는 GS칼텍스의 경우 기름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주유대란 우려까지 제기된다. 노조, 경찰과 협의를 통해 기름이 시급한 주유소는 일정량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