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비용 아끼려'…화물차 매연저감장치 무력화 113명 적발

ECU 프로그램 무단 조작 정비업자 3명·운전자 110명 송치

정비업자가 화물차 운전석에 앉아 ECU 장치에 노트북을 연결, 불법 개조 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뉴스1) 최대호 기자 = 요소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차량용 전자제어장치(ECU·Electronic Control Unit)를 무단 조작해 매연저감 기능을 무력화한 정비업자와 화물차 운전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대기환경보전법위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정비업자 A씨 등 3명과 화물차주 B씨 등 110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 등 정비업자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전국 각지를 돌며 화물차주들의 의뢰를 받아 ECU 프로그램의 데이터 값을 무단 조작해 화물차에 요소수가 사용되지 않거나 적게 사용되도록 불법 개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ECU는 차량의 엔진, 변속기, 제동장치, 조향장치 등 차량의 모든 부분을 컴퓨터로 제어하는 장치다.

운전자들은 매연을 감소시키는데 사용되는 요소수의 품귀 현상을 거치면서 요소수를 주입하지 않아도 화물차를 운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A씨 등 정비업자에게 돈을 주고 프로그램 개조를 맡겼다.

운전자 110명이 정비업자들에게 건넨 돈은 1억6000만원대인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자동차 배출가스는 다량의 황산화물 등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혼합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고 특히 경유차의 매연이 미세먼지 발생의 주 원인 중 하나로 보고된 바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행한 '2018 지속가능교통조사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차종별 미세먼지 배출량은 '화물차→RV차량' 순이며, 휘발유보다는 경유가 미세먼지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크다.

매연저감장치 불법 개조 관련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화물차주 탐문수사 끝에 정비업체를 특정하고 관련 증거도 확보했다.

경찰은 정비업자가 불법행위로 취득한 수익금에 대한 세금 추징이 이뤄지도록 국세청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아울러 불법 개조 차량 원상복구 제도가 미비한 점에 대해서도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부 등 유관기관에 제도 보완을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매연저감장치를 조작한 행위로 전국에서 단속된 차는 3000여대 수준"이라며 "이번 사건을 통해 은밀하게 이뤄지는 화물차 불법개조 관행이 확인된만큼 관련 단속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