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살 단짝의 '놀림→폭력→따돌림'…초등 1학년 학폭 충격

피해 부모 "사과·재발방지 기다렸지만…학교 측 중재 노력도 없어"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폭력 관계 당사자로 지목된 학생은 올해 처음 학교생활을 시작한 1학년생에 불과했다.

9일 수원교육지원청과 광교 모 초등학교, 학부모 등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달 27일 1학년생 A군 부모로부터 학교폭력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A군 측이 신고한 상대는 같은 반 B군이다.

신고 접수에 따른 사안조사에 나선 학교 측은 학교장 자체 해결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지난 6일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개최를 결정했다. 동시에 '피해학생 및 신고 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긴급조치를 내렸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A군과 B군은 같은 아파트단지에 거주하는 이웃이자 때로는 등하교를 함께한 단짝 친구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친분에서 비롯된 장난은 놀림으로 변질됐고, 물리력 행사에 이은 집단 따돌림 조장까지 확대됐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은 지난 5월부터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A군 할머니에 대한 B군의 반복된 거짓말과 놀림에 A군이 울음을 터트리는 등의 일이 있었고, A군은 등교를 거부하는 등 불안 증상을 보였다. 이를 인지한 담임교사는 B군의 사과를 이끌어냈지만, A군은 심리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물뿌리기' '화장실 가두기' 등 B군의 불편한 장난은 지속됐고, 2학기 들어서는 양손으로 A군의 뺨을 때리는 등 물리력을 행사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 과정에 B군은 주변 친구들에게 A군과 놀지말 것을 요구하는 등 집단 따돌림을 유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 사이의 장난이 놀림에 이어 폭력과 따돌림으로 이어진 사례다.

A군 부모는 B군 부모의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을 바랐지만, 이뤄지지 않자 지난 4일 B군의 물리력 행사에 따른 A군 치료 진단서를 학교에 제출했다.

A군 부모는 "아이가 B군과의 일이 있은 후 학교가기를 너무 힘들어한다"며 "B군 부모와 이 문제로 대화할 시간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학폭 신고 이후 지금까지도 B군 부모로부터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 등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B군 부모 측은 "아이가 정말 그런 행동을 했다면 진심으로 사과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B군이)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이야기 하니 일단 학폭위 조사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회사 관계자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초등 저학년 사이에서 벌어진 이러한 일들이 정식 학폭위에 회부된 것을 두고 부모와 학교 측의 초동 대처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 측은 초기 개입을 통해 양측 부모·학생의 관계회복 등을 이끌어 낼 수 있지만, 적극적인 중재 노력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교육지원청 한 장학사는 "초등 저학년의 경우 학교에 처음 들어가 사회성을 배우는 입장이다보니 일상에서의 가벼운 장난에 의한 오해나 갈등이 늘 발생한다. 그렇기에 보호자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이러한 일들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면 교육과 예방이 우선시 돼야 한다. 또 학교 안에서 갈등조정 및 관계회복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