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사망' 단순변사 종결한 검사 "피해자와 유족께 사죄"

안미현 "이 사건 처리 때 서류에 매몰…어리석게 경찰 의견대로 처리"
"경찰과 검찰은 대립 관계 아니다…맞서야 할 것은 악랄한 범죄"

안미현 검사 2018.5.15/뉴스1 ⓒ News1 (자료사진)

(경기=뉴스1) 이상휼 기자 = 3년 전 가평 계곡서 벌어진 A씨(당시 39)의 사망을 단순변사로 내사종결했던 안미현(사법연수원 41기) 검사가 "피해자와 유족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안 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스1>이 지난 15일 보도한 '[단독]검수완박 '계곡사망'과 무관…검사 안미현이 단순변사 종결' 기사 링크를 공유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계곡살인사건 관련 경찰의 내사종결 의견에 대해 의견대로 내사종결할 것을 지휘했다"며 "나의 무능함으로 인해 피해자 분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이 묻힐 뻔했다"고 썼다.

이어 "부끄럽지만 이 사건이 언론보도됐을 때 사건 발생 장소와 시기에 비춰 당시 의정부지검에서 영장전담 검사였던 내가 변사사건을 지휘했겠구나 짐작했으나 어렴풋이 성인 남성이 아내, 지인과 함께 계곡을 갔다가 다이빙을 해 사망을 한 사건이 있었던 정도만 기억이 날 뿐이었다"고 털어놨다.

'피해자의 성함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자 분과 유족분들께 입이 열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을 뿐이다"고 거듭 사과했다.

하지만 검찰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어려운 구조적 결함이 있다는 취지의 논리를 펼쳤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검수완박은 불가하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안 검사는 "경찰이 변사사건 수사를 하고 나는 그 기록만 받아 보다보니(변사사건 단계라 검찰이 사건에 송치되기 전이어서 이 단계에서는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가 이뤄질 수 없었음) 사건 당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서류에 매몰, 경찰의 내사종결 의견대로 처리하라는 어리석은 결정을 하고 말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뉴스1) 기사는 해당 사건을 검사로부터 일체 수사지휘 받았음에도 단순종결했고, 세간에 경찰이 무능해서 변사로 종결했다고 하지만 당시 수사종결권은 검사가 쥐고 있었으니 이 사건은 검수완박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한 뒤 "나는 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내사종결 의견에 대해 그대로 처리하도록 한 잘못을 했지만, 그래도 이 사건이야말로 검수완박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사로 하여금 경찰이 수사한 내용을 오로지 서류만 보고 판단하게 했을 때, 검사가 사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만나보지도 않은 상태에서는 검사에게 영장청구권과 수사지휘권(수사권조정 이후에는 보완수사요구권, 재수사요청권)이 있어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안 검사는 "다행히 검수완박 전에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고 본다"고 판단한 뒤 "검찰이 경찰보다 유능하다는 것이 아니고, 경찰만이 아니라 검찰도 실체관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억울한 피해자의 죽음을 말도 안 되는 '국가수사권 증발' 논의에 언급하게 되어 유족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반드시 이은해, 조현수가 검거되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과 검찰 모두 악랄한 범죄자를 잡고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경찰과 검찰은 서로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다. 경찰과 검찰이 맞서야 하는 것은 악랄한 범죄이지 서로가 아니다"고 당부했다.

2019년 6월30일 A씨가 계곡에 빠져 숨진 뒤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관할 검찰청인 의정부지검이 수사를 지휘했다. 이후 약 4개월 이상의 수사를 거쳐 의정부지검은 10월19일 이 사건을 변사로 종결한 바 있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