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제페토'서 초·중·고생 11명 현혹 성착취물 만든 30대 구속

아바타 그럴싸하게 꾸미고 유료 선물·아이템 주며 접근
미성년자들 용어·대화 쓰면서 온라인 그루밍 뒤 본색

네이버 제페토 메인 가입화면 ⓒ 뉴스1

(경기=뉴스1) 이상휼 기자 = 전세계 유저들이 사용하는 메타버스 서비스 네이버 '제페토'를 무대로 아동·청소년을 꼬드겨 성착취물을 제작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경찰이 위장수사로 이 남성을 검거하기 전까지 제페토 내부 자정 능력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북부경찰청(청장 김남현)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1년간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자신의 아바타에 관심을 보인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목적 대화(일명 온라인 그루밍)를 하고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다.

A씨는 아동·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외모와 의상을 갖춘 아바타를 생성하고, 아동·청소년들에게 기프티콘이나 메타버스 내 아이템을 선물하면서 접근한 뒤 지속적 접촉을 통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용직 근로자인 그는 제페토 내에서 돈을 들여 아바타를 근사하게 꾸미고 자신이 21살 남성이라고 속였다.

특히 아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나 대화방식, 트렌드, 유행에 능통했고 일단 대화를 시작하면 온갖 친절과 감언이설로 친분을 쌓았다.

이후 유료 아이템과 선물을 주면서 아이들의 개인정보 등을 차츰차츰 알아냈고 자신의 신체 일부 사진을 보낸 뒤 아이들에게도 영상을 찍어 보내라고 요구하는 수법을 썼다.

A씨에게 현혹돼 스스로 신체 영상을 찍어보낸 피해 어린이들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1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중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도 있어 수사하는 경찰도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경찰은 메타버스 내에서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성범죄가 일어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위장수사에 착수해 A씨를 검거했다.

A씨의 자택과 디지털기기 등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 성착취물을 유포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피의자가 제작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삭제하고 피의자가 사용한 메타버스 계정 폐쇄를 제페토 측에 요청했다.

아울러 피해 아동·청소년들을 상대로 보호기관 연계 등 보호 활동도 전개 중이다.

경찰은 "메타버스 공간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며 "실제 피해 사례가 발생하기 전에 아동·청소년들 대상으로 올바른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과 범죄예방 교육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 사회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