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균열 침하' 일산 상가건물 사고원인은…설계와 다른 공사

말뚝 박는 대신 매트 변경…인접 건물에 기댄 상태
안전평가 최하 등급 판정…市 "재건축 불가피"

지난해 12월3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에 위치한 7층 규모 상가건물에서 지반침하가 발생,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2021.12.3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지난해 말 건물 지하주차장 기둥이 파손되는 사고가 난 경기 고양시 일산 상가건물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 29년 전 시공 과정에서의 설계변경으로 인한 구조적 결함이 사고 원인으로 확인됐다. 해당 건물은 안정성 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E등급’으로 분류돼 재건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고양시는 16일 일산동구청 대회의실에서 지난해 12월 31일 발생한 일산동구 마두동 상가 건물 기둥파손 사고와 관련해 전문기관에서 진행한 안전진단결과를 발표했다. .

이번 안전진단은 (사)한국건설안전협회에서 올해 1월 1일부터 45일간 사고 발생원인, 시설물의 물리적·기능적 결함 유무, 구조적 안전성, 손상상태 등을 진단해 보강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했다.

안전진단 결과에 따르면 사고가 난 건물의 지하 3층 기둥파손의 주요원인으로 ‘지하 암반까지 파일을 박아야 할 기초 공사를 매트(mat) 방식으로 변경해 시공’한 것이 확인됐다.

지난 1993년 공사 과정에서 애초에 설계는 파일을 박는 방식이지만 매트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에 매트 하부의 지반에서 지하수가 유출되면서 지반이 약해져 침하 현상이 발생했다. 매트 방식은 주택과 4층 이하 건물 등 건물 하중이 크지 않은 건물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건물 하부의 한 면은 인접한 A상가건물의 외벽에 의지한 상태였지만 반대쪽은 연약지반 탓에 불균형이 발생했다. 또한 지하층 벽의 콘크리트 강도 측정 결과 설계기준 강도를 충족하지 못했으며, 준공 이후 관리주체의 유지관리 미흡도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건물 지하부분은 애초 설계대로 4개 면 모두 콘크리트 옹벽으로 시공해야 했지만 A상가건물과 맞닿아 있는 부분은 조적벽으로만 이뤄진 것이 드러났다.

지하 6층까지 있는 A상가건물의 경우 지하 암반층 위에 얹혀 건립돼 안정화된 반면 사고 건물은 A상가건물에 기대어 건립된 모양새다. 사고 건물은 인접 건물보다 10m가량 암반과 떨어져 연약지반에 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 건물 하부 지반의 토사와 지하수가 오랫동안 유출되면서 건물의 하중을 버틸 수 없게 되자 사고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16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청 대회의실에서 이춘표 제2부시장이 마두동 상가건물에 대한 후속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한국건설안전협회 박병일 기술사는 “이번 사고로 건물 바닥이 내려앉았으며 S상가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다. 또한 지금도 조금씩 건물이 내려앉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고 직전인 지난해 8월 정기 안전점검 과정에서도 해당 문제점이 발견돼 보수공사를 권고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안전진단 종합평가 결과 사고 건물은 A~E 등급 중 최하인 ‘E등급’로 진단 받았다. E등급은 건축물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있어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을 해야 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춘표 고양시 제2부시장은 “현재 상태라면 결국 철거 후 재건축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며 “사고 책임과 관련해 당시 건물 시공사는 사라진 상태지만 감리업체는 확인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3호선 마두역 인근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의 이 건물은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11시 34분께 지하 3층 주차장 기둥 6개와 지하 2층 기둥 1개가 파손되는 사고가 났다. 또한 인근 인도의 지반도 함께 침하해 긴급 보수공사가 진행, 지난달 3일부터 정밀 안전진단이 진행됐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