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1 상륙에 양주지역 배달료 인상…자영업자들 한숨

자영업자들 "물가 상승에 배달대행료 인상까지…이중고"
배달업체 "기사 보험료 부담,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한 조치"

배달기사들 (자료사진) 2021.10.20/뉴스1 ⓒ News1

(양주=뉴스1) 이상휼 기자 = 경기 양주지역의 자영업자들이 배달대행료 인상 때문에 시름이 깊다.

주요 배달대행업체가 기존보다 배달료보다 건당 1000원씩 올리기로 통보한데다, 보증금 100만원에 3년간 계약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업체 측도 자신들이 '을'의 입장이라고 호소했다. 정부가 배달기사들에 대한 산재보험에 이어 내년부터 고용보험을 의무화하면서 각 배달대행업체들이 부담해야 할 보험료가 상당히 많아졌고, 이웃한 의정부시에 비해 2년 가량 늦게 배달대행료를 인상했다며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특히 대기업 '배달의민족'의 배민1(배민원)이 오는 23일부터 양주시에서 영업을 하기 때문에 배달대행료를 올려 기사들에게 보다 더 혜택을 주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1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배달대행업체 A사는 최근 양주시 소재 소상공인들에게 건당 배달대행료를 1000원씩 올리고, 보증금 100만원에 3년간 계약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향후 배달대행료를 인상할 수 있다는 여지도 계약서 등에 남겨뒀다.

소상공인들에 따르면, A사는 다소 갑작스럽게 이 같은 시행안을 통보했으며 소상공인들이 계약 여부를 빨리 결정할 것과 함께 계약하지 않으면 오는 19일부터 '앱'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통보했다.

양주지역 모처에서 취재진과 만난 20대 후반~30대 중반 자영업자 3명은 "A사의 이 같은 조치로 다른 배달대행사들도 일제히 배달대행료를 인상할 조짐이다. 물가가 많이 올라 고객들한테 깻잎 한장도 줄여서 내놓는 마당에 기름값이 많이 올라 주력인 튀김요리를 없앨까 고민하는 와중에 고난의 연속"이라고 호소했다.

자영업자들은 배달대행업체와 자영업자는 상생, 공생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방식은 선택권이 없고 너무 일방적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다만 이들은 "정부에서 보험을 의무화하니까 배달대행사에서 상인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살기 위해 음식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도리가 없는데 그러면 고객들이 떠나고 결국 오징어게임처럼 출혈 생존경쟁이 되는 것이다. 보증금 100만원조차 낼 여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사 측은 정부 정책에 이어 대기업의 갑작스러운 양주지역 진입으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배달대행료를 올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A사 측은 배민1이 불과 며칠 만에 양주지역의 다수 소상공인들과 계약을 성사시킨 뒤 곧 시행을 앞두고 있어 자칫하면 배달기사들을 배민1으로 뺏길 처지라고 호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배민1은 중소규모 배달대행사에 비해 기사들에게 후한 급료를 주기 때문에 기사들의 이탈을 막으려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A사 측은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웃한 의정부에 비해 2년 정도 뒤늦게 인상했고, 전체 배달대행료도 경기남부나 서울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부 정책과 대기업의 중소도시 진출에 우리도 어려운 처지"라고 해명했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