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범죄와의 전쟁" …전국 경찰력 대규모 동원(종합)

수도권 '매머드급 수사대 편성'…비수도권 경찰청도 전담수사팀
수도권 3개 경찰청, 투기 혐의 드러난 공직자 등 본격 수사 착수

정세균 국무총리가 3기 신도시 예정지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대상으로 진행한 '1차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한 11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직원들이 복도를 걷고 있다. 정 총리는 "국토부와 LH 직원 1만 4000여명을 대상으로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을 조사한 결과 20명의 투기 의심자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2021.3.1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전국=뉴스1) 이상휼 최대호 정진욱 강대한 남승렬 박세진 조준영 기자 =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전국의 광역지자체와 경찰 등이 개발예정지 일대 의심스러운 토지거래 내역을 전방위적으로 조사한다.

공기업, 공무원 본인은 물론 가족과 친인척 등 차명거래내역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우선 3기 신도시를 관할구역으로 둔 수도권 3개 경찰청이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를 편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허위매물, 기획부동산, 떳다방 등 부동산 시장에서 자행되는 불법과 불공정 행위를 엄단할 특단의 방안을 마련하여 강력하게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 수도권 3개 경찰청 본격 수사 착수

경기남부경찰청은 5개팀 78명의 전담수사대를 편성했으며, LH본사 등 3곳과 LH직원 13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압수한 증거 분석에 나선 경찰은 최대한 빨리 피의자 소환조사 등을 통해 이번 부동산 사태의 핵인 광명과 시흥 일대 부동산 투기세력을 발본색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남부청은 더불어민주당 시흥시의원 A씨, 광명시 6급 공무원 B씨의 신도시 예정지 투기 의혹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를 마무리했다.

시의회 도시개발 분야 상임위에서 활동 중인 A씨는 2018년 9월 과림동의 임야였던 땅 111㎡를 딸 명의로 사들여 이듬해 2층짜리 건물을 지어 투기 의심을 샀다.

B씨는 시청 주택과 팀장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7월 신도시 예정지 토지 약 800㎡를 4억3000만원에 가족 공동명의로 구입했으며, 이후 불법 형질변경 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명시에서는 B씨 외에도 6명의 직원(5급 2명·6급 3명·8급 1명)이 최근 5년 이내 신도시 예정지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이들의 토지거래에 대한 투기 관련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1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사들인 경기 시흥 과림동 소재 농지에서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공전협)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한 참가자가 상복을 입은 채 신도시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공전협은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토지 투기를 규탄하며 신도시 백지화와 공공주택특별법 폐지를 촉구했다. 2021.3.1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경기북부경찰청은 현직 LH 1타 강사 오모씨(45), 7호선 전철역세권 예정지 영끌 투자 포천시 간부 공무원 사건을 맡았다. 이를 위해 11일 수사 인원을 16명에서 45명으로 증원,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단'으로 격상해 수사 확대를 예고했다.

포천시 C사무관은 이른바 '영끌 대출'을 통해 40억원대 역세권 투자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8~2019년 전철 7호선 경기북부 연장사업에 대한 실무를 담당했다.

그는 지난해 9~10월 전철역사 신설 예정지 인근 40억원대 부동산을 부인과 공동명의로 구입했다. 특히 해당 부동산 매입을 위해 34억원대 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C씨가 사들인 부동산의 약 50m 지점에 전철역사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투기 논란이 제기됐다.

고발인 자격으로 경찰조사를 마친 사법시험준비생모임 권민식 대표는 "40억원 중 34억원을 대출했다고 하는데, 연리 3%일 경우 매월 850만원씩을 내야 한다. 이런 경제적 부담을 지고 이른바 영끌 투자했다는 점은 매우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1타 토지경매 강사로 활동하는 등 불법 부업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현직 LH 직원 오씨는 정작 남의 집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씨는 의정부시 민락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등기부등본상 소유자는 다른 사람이다.

사준모 권 대표는 "상가건물 등에 수십억원을 투자하는 사람이 '내 집 없이' 남의 집에 얹혀 산다는 점이 석연치 않다"면서 "2채 이상 못 가지니까 세금을 회피할 목적이 아닐까 싶다"고 지적했다.

오씨는 현직 LH 직원이면서 자칭 '대한민국 1위 토지경매 강사, 경매 1타 강사'로 유료사이트에서 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LH 사규는 업무 외 다른 영리활동 등의 겸직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오씨는 수 년간 유료사이트 등을 통해 부동산 관련 강사로 활동하며 돈을 벌었다.

오씨가 홍보한 '토지 기초반' 5개월 과정의 수강료는 23만원에 달했다. 실제로 오씨는 LH에서 토지 보상 업무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서도 부동산 투기 의심 정황이 발견돼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LH 직원투기 의혹에 대한 정부의 1차 합동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 조사과정에서 남양주 다산신도시와 고양시 행신동 등 거래내역 모두를 특별수사본부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계양테크노밸리(TV)에서 신도시 지정 직전 토지거래가 급증한 정황을 파악하고 매매자 124명을 전수조사하며 내사에 들어갔다.

인천청은 부천 대장신도시 관련 첩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감사원도 감사를 벌이고 있다.

대장신도시와 관련 경기도의회 D의원의 땅 투기 의혹이 불거졌다. D의원은 부천시의원에 당선돼 활동할 당시인 2018년 배우자 명의로 대장동 2필지(79㎡·194㎡) 총 273㎡(대지)를 취득했다. 부천시에서 정부 공매사이트 온비드에 올린 해당 필지를 E씨 배우자가 1억6000만원에 단독 입찰해 낙찰받은 것. 4개월 뒤 이 땅은 3기 신도시 예정지에 포함됐으며, 감사원은 투기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이달 4일부터 공무원 2500여명을 대상으로 대장신도시와 역곡지구, 대장안지구 등 대규모 개발사업 부지에 대한 토지소유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대구 수성구 연호동 연호공공택지지구(연호지구)에서도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11일 오후 연호동 화훼단지에 LH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1.3.1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 부산·경남, 대구·경북경찰청 등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수사팀 편성

부산경찰청은 반부패 경제범죄수사대 내 수사2계 1·2팀‧범죄수익추적수사팀 등 16명을 편성했다.

부산시도 관련부서와 부산도시공사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시행한다. 조사단은 대저동 연구개발특구와 공공택지과 국토부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고시한 주변 지역 전체에 대한 토지 보유 및 거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대상은 부산시 도시균형재생국, 건축주택국, 도시계획실의 관련부서 직원과 부산도시공사 직원, 그리고 그 가족(배우자, 직계존비속) 등이다. 면적은 강서구 대저1동 연구개발특구 및 공공택지와 그 주변 지역 일대 총 11.67㎢(353만평)에 이른다.

경남경찰청도 광역수사대장을 전담수사팀장으로 총괄팀 3명, 수사팀 20명, 분석팀 9명 등 총 33명으로 구성했다. 중점 단속대상은 △내부정보 부정 이용행위 △부동산 투기행위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 등이다.

대구시경찰청·경북경찰청 등 전국의 각 경찰청도 11일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수사에 나섰다.

대구시경은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부동산 투기 전담수사팀을 꾸려 총괄팀, 수사팀, 분석팀 등 3개팀, 41명으로 구성했다. 국세청 직원 1명이 투입돼 업무를 지원한다.

수사팀은 앞으로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선출직 공직자 등의 부동산 내부 정보 부정 이용, 보상 이익을 노린 투기 행위, 차명거래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또 시경찰청 내에 신고센터를 차려 부동산 투기 행위 관련 제보를 받을 예정이다.

◇ 충북 '청주 넥스트폴리스 산단' 첫 수사대상 유력

충북경찰청은 26명의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도내에서는 청주 넥스트폴리스 조성 예정지, 음성 맹동·인곡 산단, 오송3생명과학 국가산단이 타깃으로 떠올랐다.

도내 1호 수사 대상은 청주 넥스트폴리스 산단 조성 예정지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폴리스 산단은 청주시 청원구 정상·정하·정북·사천동 일원에 189만1574㎡ 규모로 조성 중이다. 첨단산업벨트 구축을 위한 산업용지, 주거·지원시설용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투기 의심 행위가 횡행하고 있다. 사업 계획 발표 후 개발행위 허가 지역 내 건축허가만 수백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속칭 '벌집'을 짓는다거나 묘목을 심어 보상 이익을 노리는 행위도 다수 포착되고 있다.

오송3생명과학 국가산단, 음성 맹동·인곡산단 예정지도 투기 의심 지역으로 지목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도시 투기 1차 전수조사 결과 발표 후 질문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 2021.3.1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