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수원 낮 35도"…올해 첫 폭염경보에 도심 '한산'

기상청 "주말에도 무더위 지속"

기상청은 올해 첫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방에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뉴스1 유재규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모두가 나가서 점심을 먹기 꺼리다 보니 부서 내에서 가위·바위·보로 진 사람이 점심 도시락을 사러 갑니다"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지방에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령된 5일 오후 1시께 영통구 이의동의 한 화장품 가게 직원 윤모씨(23·여)는 직원들 도시락을 사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그저께와 어제도 더웠는데 오늘 폭염경보라고 하니 밖으로 나갈 엄두가 전혀 안났다"며 "평소 상가가 밀집된 곳에 있는 음식점에서 직원들끼리 같이 점심을 먹었지만 오늘은 한명이 도시락을 사가지고 와서 매장 안에서 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자리를 옮겨 수원시 팔달구 소재 숙지공원에 설치된 바닥분수와 물놀이장에 도착했지만 인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숙지공원 관리인은 "바로 50m에 있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공원 근처에 있는 어린이집 원생들도 즐겨 찾는 물놀이장이다"라면서 "오늘같이 너무 더운 날에는 오히려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것 같다"며 연신 손부채질을 했다.

오후 2시 수원시 인계동 수원시청 인근 한 버스정류장.

선캡을 쓴 한 시민은 버스 도착 예정시간 알림판을 줄곧 응시하며 자신이 탑승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황모씨(63·여·권선구 권선동)는 "버스정류장에 그늘이 져 있긴 하지만 날이 너무 더워 기다리기 힘들다"며 "이미 목과 등에는 땀으로 흥건한데 차라리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할 것 같다"면서 자리를 떠났다.

이곳은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정류소여서 항상 수십명의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지만 이날은 시민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기상청이 올해 첫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방에 폭염경보를 발령한 가운데 시민들이 신호등에 설치돼 있는 그늘막에 들어가 신호대기를 하고 있다.ⓒ 뉴스1 유재규 기자

오후 2시 기준으로 수원지역의 기온은 35도를 가리키며 올 들어 가장 높았다.

길거리를 걷는 시민들의 표정에는 뜨거운 햇빛과 더위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은행과 쇼핑 등 주요 상권이 집중된 인계동은 수원지역 내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이날은 오가는 사람이 드물어 한산하기만 했다.

한산한 거리와 달리 카페 곳곳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한 직원은 "주로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 음료보다는 얼음이 갈려서 제공되는 음료가 훨씬 더 많이 팔린다"고 했다.

전날(4일) 오전 10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발령된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방에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폭염경보는 일 최고기온이 35도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 예상될 경우 발효되는데 올해 폭염경보가 발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상청은 6~7일 주말에도 수도권 지역에는 기온이 33도(경보지역 35도) 가까이 오르는 지역이 대부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노약자들은 외출 시, 양산을 지참하는 것을 권장하며 야외활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당분간 고기압 영향권에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중부지방은 7월 상순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권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4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의 한 주차장에서 고양이가 햇빛을 피해 자동차 밑 그늘에서 쉬고 있다. 2019.7.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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