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언제 와요?" 음주운전 피해 가족 일생의 상처
경찰 단속 예고에도 음주운전자 속출
- 이상휼 기자
(의정부=뉴스1) 이상휼 기자 =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근무하는 A경감은 '음주운전 사망사고'라는 뉴스를 볼 때마다 10여년 전 출동해 처리했던 교통사고를 잊을 수가 없다.
당시 의정부시내 모 지구대에 경위로 근무했던 A 경감이 교통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현장 상황은 처참했다.
30대 남성 피해자 B씨는 탑차를 상점 앞 도로변에 정차하고 실려 있던 물건을 꺼내는 중이었다고 한다. 가해자인 40대 남성 C씨는 승용차로 피해자를 들이받았는데 B씨는 탑차에 몸이 끼어 심각한 부상을 입고 과다출혈로 구급차량 안에서 숨졌다.
병원으로 실려간 C씨는 만취 상태로 횡설수설했다.
A경감은 B씨의 보호자가 마땅히 없어 자택에 찾아갔는데 다세대주택 집 안에서 혼자 있던 남자아이가 '경찰'이라는 소리에 문을 열었다.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그 아이는 A 경감에게 "우리 아빠는 언제 와요?"라고 물었다.
며칠 후 A경감은 다시 병원에 가서 C씨를 만났는데 그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 행태에 A경감이 격분해 C씨에게 화를 내자 동료 경찰관들이 그를 말렸다. A경감은 그 사건 이후 뺑소니반에 자원해 팀장을 맡았다.
A경감은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험만으로도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며 "음주운전 피해가족의 상처는 평생 치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가 음주운전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와중에도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오는 6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북부권역 모든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음주단속을 실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예고해도 2시간 만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사람들은 두 자릿수다.
경찰이 지난달 31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특별 음주단속한 결과 12명을 적발했다. 단속결과 만취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1%를 웃도는 0.155% 수치의 음주운전자도 적발됐다.
지난달 28일에도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2시간 동안 단속을 벌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구리포천고속도로 IC 출구 22곳에서 면허취소 2명, 면허정지 7명을 적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구리포천고속도로 IC에서 19명, 10월에는 자유로 등에서 25명을 적발했다.
설 연휴인 4일 오후 11시55분께는 전남 목포시 영산강 하구둑 도로에서 모 해군부대 D하사(21)가 갓길에 서 있던 E씨(26)를 차로 치고는 구호조치 없이 달아났다.
D하사는 면허정지 수치인 혈중알코올 농도 0.089%였다.
E씨는 숨졌다. 그는 고장난 자신의 차량을 갓길에 세운 뒤 차량 주변에 서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명절 연휴에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비교적 사상자가 많다"고 밝힌 뒤 "단 한잔의 음주로도 운전대를 잡지 말아야 하며, 졸음운전을 피하고 모든 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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