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무서워요"…수원시 주거환경·재개발 지구 가보니
수원시 재개발사업지구 11곳, 2만4000여 세대
주거환경사업 주변 상인들 "기다리는 수 밖에"
- 권혁민 기자, 유재규 기자
(수원=뉴스1) 권혁민 유재규 기자 = "인적이 드물다 못해 아예 없다 보니 손님도 끊겼고 밤이 되면 치안도 걱정입니다. 돈 있으면 벌써 떠났죠."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 인근 이불가게 상인의 말이다.
경기 수원시내 곳곳에서 진행중인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재개발사업의 영향으로 사업지구 인근에서 도시 슬럼화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10여년 째 침구류 가게를 운영했다는 주인은 "(반대편을 가르키며)이 지역 음식점은 모두 손님이 끊기자 장사를 접고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며 "(나도) 돈 있으면 벌써 떠났죠"라며 한숨을 연거푸 내쉬었다.
2006년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진행중인 이곳 고등지구(팔달구 고등동-화서동 일원) 36만㎡에는 오는 2021년까지 아파트 71개동(4900여세대)이 들어선다.
거대한 펜스를 사이로 한쪽에서는 공사가, 반대편에서는 인적이 드문 동네가 마주하고 있었다.
좁은 골목에서는 이사를 떠나면서 버린 쓰레기 더미에서 악취가 풍겼고, 문을 닫은 상가 앞에는 집기류 등을 널브러져 있었다. 인적이 드문 것을 감안하면 당연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길에서 만난 한 여대생은 "무엇보다 치안 문제가 제일 신경쓰인다"며 "밤에는 인적이 아예 없어 매일같이 부모님이 버스정류장으로 마중 나온다"고 말했다.
고등지구를 둘러 싼 큰 펜스로부터 50여미터 떨어진 시장 상인들의 한숨은 더욱 깊었다.
15년 간 곡식류를 팔고 있다는 상인은 "예전에는 매우 괜찮은 동네였다. 하지만 사업 때문에 아주머니들이 저녁거리를 사러 나와야하는 이 시간에도 시장안은 썰렁하다"면서 시계를 가리켰다. 그러면서 "사업이 마무리되면 좋아지겠지…. 기다릴 수 밖에 더 있나"라며 하던 일을 계속했다.
고등지구에서 차로 10여분 남짓 거리에 있는 수원시 매교동 209-25번지 일대. 이곳은 수원시가 3000여세대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재개발 사업지구다.
대부분 비어있는 가게들의 방화셔터에는 빨간색 라커로 '철거예정', '공실' 등의 큰 글씨가 써져 있었다.
총 5층 규모의 필로티 구조물 1층 야외에서 돗자리를 편 아주머니들은 취재진에게 "어디서 나왔어요?, 우리는 내년에 떠납니다"라고 말했다.
철물점을 한창 정리 중인 상인은 "매우 아쉽다. 이 곳에서 10년 넘게 일하면서 인근 가게 사장들과도 많이 친했는데 모두가 떠났다"고 말했다.
또 아직 이사를 가지 않은 입주민들도 역시 "언제 이사를 가야할지 막막하기도 하고 밤만 되면 아무도 없는 거리를 다니는 것도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오후 시간인데도 길 건너편 카페와 상가들이 즐비한 상권과 비교하면 너무 다르고 스산함마저 느껴졌다.
현재 수원시가 진행중인 재개발사업지구는 모두 11곳 2만400여세대다. 각 지구별 사업 진행 계획은 모두 다르다.
공공기관과 경찰, 재개발 사업 시공사들은 이지역 주민의 불편사항을 덜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남아있는 입주민들이 있다면 하루 빨리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좋다"며 "원활한 재개발 사업이 이뤄진다면 슬럼화 현상도 그만큼 빨리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hm07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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