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때렸다"…'워터파크 몰카녀' 어떻게 붙잡았나(종합)

(용인=뉴스1) 최대호 김평석 기자 = 국내 워터파크 샤워장에서 불특정 다수 여성들의 신체를 무방비로 촬영한 이른바 '워터파크 몰카녀'는 경찰의 치밀한 영상분석과 통신수사에 의해 검거됐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25일 오후 9시25분께 전남 곡성에서 최모(26·여)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17일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안 측으로부터 워터파크 몰카 동영상 촬영자와 유포자를 처벌해달라는 신고가 접수된지 열흘만이다.

최씨는 지난해 7~8월 수도권 및 강원도 소재 워터파크 3곳과 야외수영장 1곳 등 물놀이 시설 4곳에 설치된 여자샤워장 내부를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수사 초기 용의자 특정에 난항을 겪으면서 자칫 장기화 우려를 낳았으나 경찰이 몰카 동영상 속에서 용의자로 추정되는 여성 사진을 포착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동영상 속 거울에 용의여성의 모습이 드러났던 것.

경찰은 동영상이 처음 유포된 해외 성인사이트 수사를 통해 경기도 소재 워터파크 2곳과 강원도 소재 워터파크 1곳, 서울의 한 야외수영장 등 모두 4곳에서 동영상이 촬영된 것을 파악했다.

동영상 분량만 185분에 달했다. 경찰은 몰카 동영상 피해 여성이 약 2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끈질긴 영상분석 끝에 경찰은 4곳의 동영상 가운데 3곳에서 동일 여성이 샤워장 내 거울에 의해 모습을 드러낸 사실을 포착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해 7~8월 동영상이 촬영된 시점에 해당 지역 기지국 통신 수사를 통해 동일한 휴대전화 번호가 사용됐는지 여부를 조사, 1개의 휴대전화번호가 동시간대 사용됐음을 확인하고 최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최씨가 소셜커머스를 통해 워터파크 등 4곳의 입장권을 구매한 사실도 확인했다.

전날 최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당일 오후 3시께 그녀가 머무르던 전남 곡성에 전담수사팀 수사관 3명을 급파했다.

수사관들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으로 최씨의 위치를 확인, 지근에서 잠복근무에 나섰다.

그러던 중 최씨는 우연찮게 아버지와의 불화로 언쟁을 벌였고 당일 오후 9시께 112에 "아버지가 때렸다"고 신고, 곡성군 정읍파출소에서 피해자 조사를 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함께 조사를 받던 최씨의 아버지는 경찰에 "워터파크 동영상을 찍은 여성이 자신의 딸인 것 같다"고 경찰에 알렸고 정읍파출소는 즉시 전담수사팀이 차려진 용인동부경찰서에 사실 확인에 나섰다.

잠복 수사관들은 정읍파출소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던 최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용인동부서로 압송된 최씨는 처음 혐의를 부인하다 계속된 경찰의 추궁에 "지난해 봄 채팅어플을 통해 알게 된 남성의 제의를 받고 동영상을 촬영했다. 실직으로 생활비가 없어 돈을 벌기위해 그랬다"고 자백했다.

의문의 남성은 최씨에게 카메라가 부착된 휴대전화 케이스를 건네 동영상 촬영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동영상을 촬영해 건네는 대가로 남성으로부터 건당 30만~60만원씩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26일 오전 2시까지 최씨에 대한 조사를 벌였지만 의문의 남성으로부터 얼마를 받고 어떤 방법으로 동영상 파일을 넘겼는지 등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공범 남성이 동영상을 유포했을 것으로 보고 이 남성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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