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A고교, 멀쩡한 칠판 등 버리고 재구매…예산 ‘펑펑’
- 이윤희 기자
(경기=뉴스1) 이윤희 기자 = 경기지역 한 고등학교가 멀쩡한 교실칠판과 사물함 등을 폐기처분한 뒤 새로 구입하는 등 예산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개교 3년차에 접어든 이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 등은 학생수업에 맞지 않는 제품이란 이유로 학교시설물을 임의 폐기처분하거나 창고 등에 방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군포 A고교에 따르면 2013년 개교 이후 2년 동안 칠판과 책걸상, 학생용 사물함, 빔 프로젝터 등 4개 품목을 폐기처분하거나 새 제품으로 교체했다.
이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A고교는 2013년 2월 설치한 22개의 칠판을 수업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새 제품으로 교체한 뒤 13개는 무단폐기하고 나머지 6개는 창고에 방치 중이다.
같은 시기 경기도교육청에서 할당 받은 빔 프로젝터 24대도 같은 이유로 2013년 4월 12대와 지난해 4월 10대를 추가 구입했다.
이 학교가 수업에 맞지 않다며 재구매한 제품은 학생용 사물함과 책걸상에서도 계속됐다.
2013년 3월 개교를 한 달 앞두고 구입한 사물함 192개 중 159개는 학생들의 신발장으로, 34개는 타 학교로 관리전환하고 지난해 2월과 5월 새 사물함으로 추가 구입했다.
이 시기 구입한 책걸상 720개도 건물 안과 밖으로 옮겨지거나 타 학교로 관리 전환한 뒤 다시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A고교가 2013~2014년 말까지 같은 학교시설물을 재구매한데 사용한 예산은 모두 1억143만원에 달한다.
익명을 요구한 타 학교 관계자는 “학교장과 행정실장 임의대로 학교시설물을 폐기하거나 같은 제품을 재구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떤 이유에서 재구매가 이뤄졌는지는 몰라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건 틀림없다”고 말했다.
A고교 학교장은 이에 대해 “2013년 2월 교장발령을 받고 학교에 와 보니 이미 행정실에서 학교수업에 부적절한 칠판과 책걸상 등을 설치해 어쩔 수 없이 새 제품으로 교체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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