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봉에 영장…얼굴 공개(종합)
토막시신 발견부터 숨 가빴던 10일…경찰, 피해자 시신 추가 수색 주력
- 최대호 기자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경찰이 13일 수원 팔달산 장기 없는 토막시신 사건 피의자 박춘봉(55·중국국적)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시신 발견 10일 만이자 박이 자신의 동포이자 동거녀였던 김모(48·중국국적)씨를 살해한 지 18일 만이다.
경찰은 지난 4일 팔달산에서 시신 몸통이 발견된 이후 수일간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지만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다 11일 시민의 결정적 제보에 의해 같은 날 밤 11시30분께 또 다른 여성과 모텔에 투숙하려던 박을 체포했다.
박은 검거 후 범행을 부인하며 묵비권을 행사해오다 경찰이 프로파일러를 동원해 관련 증거물을 순차적으로 제시하자 13일 새벽 범행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 박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장기 없는 토막시신 발견, 시작부터 미궁에 빠진 경찰 수사
지난 4일 오후 1시께 경기도청 뒤편 팔달산 등산로를 산책하던 시민 A씨(46)는 "검은 비닐봉투 안에 사체 같은 것이 들어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확인한 봉투 안 내용물은 충격 그 자체였다. 머리와 팔, 다리가 없는 인체 몸통으로 추정되는 사체였던 것.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해당 사체는 여성의 것이었고 심장과 폐 등 주요 장기도 모두 적출된 상태였다. 2012년 오원춘 사건과 같은 잔혹 살인사건에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는 시신의 신원을 확인할 방법조차 찾지 못하는 등 지지부진했다. 시신발견 이튿날부터 경찰 기동대 200~400명을 동원해 팔달산 주변과 인근 구도심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경찰은 국과수 감식 결과 사체가 'A형 여성'인 것으로 추정하고 수색인력과 범위를 늘렸다. 그 결과 11일 수원천변에서 시신 살점이 담긴 검은색 비닐봉투 6개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 봉투 안에는 주먹크기 가량의 살점과 부위를 알 수 없는 장기 등이 담겼었다.
사건이 갈수록 잔혹성을 띠는데다 미궁 속으로 빠질 것을 우려했던 경찰은 이날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신보 또는 제보를 하는 시민에게 최대 5000만 원의 신고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적극적인 시민제보를 당부했다.
◇ 결정적 시민제보 접수…경찰수사 급물살
미궁에 빠질 뻔한 엽기 살해 사건은 시민의 결정적 제보로 수사에 급물살을 탔다. 11일 팔달구 한 시민이 '중국동포로 보이는 50대 남자가 월세 방 가계약을 한 뒤 잔금을 받아야 하는데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내용으로 112 신고를 한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최초 신고당시 박의 집을 찾았으나 문이 잠겨 되돌아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했던 이 시민은 이후 박이 잠시 사용했던 집을 들러 방안에 장갑과 검은색 비닐봉투, 혈흔 등 수상한 물건들이 있는 것을 보고 재차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두 번째 출동을 통해 박의 집에서 피해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인혈반응을 찾아냈고, 토막시신과 살점을 담았던 비닐봉지와 같은 봉지도 발견했다.
경찰은 제보 시민으로부터 가계약서에 적힌 박의 전화번호도 입수했다. 그리고 휴대전화 통신 분석을 통해 박의 위치를 파악, 이날 밤 11시30분께 또 다른 여성과 모텔에 투숙하려던 박을 전격 체포했다.
경찰은 이 시민에게 포상금 지급 절차를 밟고 있다.
◇ 혐의 부인하던 박춘봉, 증거 내밀자 범행 시인…영장신청
경찰에 긴급체포돼 12일 오전 0시10분께 수사본부가 차려진 수원서부경찰서로 압송된 박은 입을 굳게 닫은 채 혐의를 부인했다. 불리한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고 범행에 대해서도 '모르는 일'이라며 시치미를 뗐다.
묵비권을 행사하던 박은 프로파일러 등이 동원된 경찰 조사 30여시간 만에 혐의를 시인하기 시작했다. 박은 시신 범행 시간과 장소, 그리고 시신 유기 현장 등에 대해 털어놓으며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이 박의 거처 등에서 확보한 증거들을 순차적으로 제시하자 심경의 변화를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박은 11월26일 팔달구 자신의 원룸에서 칼 등으로 시신 살점을 도려내고 토막을 낸 뒤 검은색 비닐봉투에 나눠 담아 팔달산과 수원천 등 4곳에 유기했다.
하지만 박은 살해 행위에 대해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은 "김씨와 다툼 도중 밀쳤을 뿐인데 쓰러져 기척이 없었고 시신 처리를 위해 훼손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이 사체를 잔혹하게 훼손하고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유기했다는 점에서 우발범행이 아닌 의도적 살인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살해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박이 벌인 범행에 대한 결정적 증거와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13일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해 박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피해자 김씨의 나머지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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