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그후]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이 참사 최고 치유법"

`안산온마음센터' 지속 운영 필요…맞춤형, 입증된 프로그램 도입

4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안산온마음센터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 치유 프로그램 운영 효과 등을 놓고 회의를 하고 있다. 2014.09.05/뉴스1 ⓒ News1 김영진 기자

(안산=뉴스1) 이동희 기자 = "세월호 참사 원인이 밝혀지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최고의 치유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세월호 참사 142일째인 지난 4일 안산온마음센터(옛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에서 만난 이지영 부센터장의 말이다.

그는 "유가족들은 `아이들의 죽음이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유족들에게 위안을 줘 치유와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안산온마음센터는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 지역 주민들의 심리 치유와 회복을 위해 5월1일 문을 열었다.

앞서 경기도-안산시 통합재난심리지원단은 세월호 사고 다음날인 4월17일부터 같은 역할을 담당했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750여 명은 가족 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거나 가정, 직장으로 복귀하는 등 각자 상황에 따라 다르게 생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센터는 가정방문사업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현장 등을 찾아 치유·회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작은 충격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단원고 2학년 세월호 희생자 가족 중 19세 미만 학생 160여명을 대상으로 스쿨 닥터, 교육복지사 등 연계해 집중 상담을 하고 있다.

민족대명절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5일 오후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수사권·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15일째 이어진 농성 중 노란리본을 만들고 있다. 2014.9.5/뉴스1 2014.09.0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그러나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 중 5% 가량은 아직도 여러 가지 이유로 치유·회복 프로그램을 받기를 꺼려하고 있다고 한다.

안소라 안산온마음센터 사무국장은 "일부 유가족들은 아이는 죽었는데 나만 살아 있다는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매우 괴로워하고 있다"며 "트라우마 상태에 따라 약물, 입원 치료 등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트라우마는 병리적 치료만으로 치유되는 것이 아니고 피해자 유가족, 자원봉사자, 국민 누구나 겪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세월호 트라우마는 유가족, 시민, 안산시 전체가 회복돼야 비로소 극복되는 것"이며 "때문에 한시적이 아니라 광주 5·18 트라우마센터와 같이 장기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센터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을 극복하는데 보다 입증된 치유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화재, 전쟁, 사고, 폭행, 학대 같은 신체 손상이나 생명 위협의 사건을 당한 뒤 피해자가 겪는 심리적 고통을 일컫는다.

이지영 안산온마음센터 부 센터장은 이를 위해 안구의 좌우운동을 통해 기억을 재처리하는 요법(EMDR)을 치유 프로그램으로 도입하고 유가족들의 상태를 파악해 그에 맞는 치료법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통 사망은 1~2년, 자녀를 잃은 아픔은 2~3년이 지나야 극복되는 경향이 있다"며 "유가족들이 고인을 생각하고 애도 반응을 보이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아픔이 치유될 때 까지 긴 호흡을 갖고 기다려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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