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생각없이 정보 흘렸다" 법 앞에 선 강동희의 눈물(종합)
의정부지검, 승부조작 강동희 전 감독에 징역 2년 구형
검찰이 징역을 구형하자 강동희 전 원주 동부 프로미 감독은 울음을 터뜨렸다.
의정부지검은 18일 의정부지법 형사9단독 나청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2년, 추징금 4700만원을 구형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프로농구 승부조작에 연루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강 전 감독에게 2시간 동안 혐의 사실을 확인했다.
강 전 감독은 "최초 경기 1쿼터만 승부조작했고, 나머지 3경기는 브로커 최모씨에게 경기 전 스타팅멤버만 알려줬다"고 밝혔다.
그는 2011년 3월 최씨로부터 2회에 걸쳐 각각 1000만원, 1000~15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으나 승부조작에 대한 청탁을 받지는 않았다고 검찰의 질문에 맞섰다.
하지만 검찰이 거듭 추궁하자 강 전 감독은 "부정한 청탁은 받았으나, 부정한 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선수들의 부상을 방지하려 주전을 출전시키지 않았고, 혐의 사실의 마지막 경기는 홈팬들을 위해서 주전을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로커가 건네는 돈이 정당하지 않은 돈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승부조작이라는 판단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조목조목 반박하자 "(승부조작을) 어느 정도는 짐작했다"며 "정보를 알려준다고만 생각하고 심각하게는 고민하지 않았다"고 물러섰다.
그는 자신에게 선수기용 정보를 받아낸 최씨를 통해 자금줄 김씨가 불법 사설도박사이트에 거액을 베팅한다는 사실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당시에는 정보제공의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생각을 못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대가가 맞다"며 사죄했다.
검찰이 밝힌 계좌추적 결과에 따르면 강 전 감독은 최씨에게 송금 받은 돈을 주로 이른 아침이나 새벽에 인출했다.
1회 인출금액은 많게는 600만원 가량씩 수차례에 걸쳐 2450만원을 새벽 또는 아침에 현금 인출했다.
이에 대해 강 전 감독은 "친구들에게 돈을 꿔주거나, 술값으로 썼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도박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고, 강 전 감독은 부인했다.
이후 검찰이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하자 강 전 감독은 최씨와 만난 뒤 2000만원을 되돌려줬다.
이때 강 전 감독의 지인이자 폭력조직원인 김모씨가 최씨를 찾아가 입단속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 사건 수사와 공판을 맡은 박성민 검사는 "개인적으로 강 전 감독을 존경했고, 앞으로도 존경할 것이지만 이 사건에서만은 아니다. 하지만 승부조작 최초 감독이라는 사회적 형벌을 평생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점을 참작했다"고 구형이유를 밝혔다.
또 자금줄 김씨에게는 "혐의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의 부인하고 있다. 자신이 이 사건을 기획하고 주도했음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단순 전달자에 불과한 브로커 최씨와 조씨에게 책임을 떠밀며 매도했다"며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박 검사는 2011년 창원지검에서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한 바 있다.
강 전 감독은 "한없이 부끄럽고 창피하다. 물의를 일으켜 농구인들과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남은 인생은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머리가 하얗게 센 상태로 검사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했던 강 전 감독은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8일 오전에 열린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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