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마렵다" 고속도로 달리던 택시서 기사에 소주병 휘둘러

팔로 막고 손 붙잡아 피해 모면…'운전자 폭행' 승객 징역형

광주지방법원. ⓒ 뉴스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고속도로를 달리는 택시 안에서 승객이 운전기사의 머리를 향해 소주병을 휘둘렀다면, 병이 몸에 직접 닿지 않았더라도 운전자 폭행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차기현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된 A 씨(58)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6월 12일 오전 8시 15분쯤 호남고속도로 상행선을 달리던 택시에서 운전기사 B 씨(72)의 머리를 향해 소주병을 세 차례 내리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 씨는 "소변이 마려우니 비상등을 켜고 차를 세워달라"고 요구했으나, B 씨가 안전상의 이유로 응하지 않자 조수석 컵홀더에 있던 소주병을 집어 들었다. B 씨는 두 차례는 팔로 막고, 나머지 한 차례는 A 씨의 손을 붙잡아 소주병에 직접 맞지는 않았다.

이후 A 씨는 휴게소에서 B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고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두른 혐의도 받는다.

재판에서 A 씨는 소주병으로 기사의 머리를 내리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신고 직후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B 씨의 진술과 블랙박스에 담긴 욕설·충격음 등을 근거로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잘 방어해 소주병이 머리에 직접 닿지 않았더라도 '유형력의 행사'라는 측면에서 운전자 폭행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고속도로를 주행 중인 차량의 운전자를 폭행해 상당한 도로교통상 위험을 발생시켰다"며 "경찰관까지 잇달아 폭행한 점과 피해 운전기사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