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하면 전화해"…짧았던 추석, 역·터미널서 아쉬운 작별(종합)
전남광주·포항 터미널·기차역 귀경객과 배웅나온 가족들
반찬·과일 한가득 들고 일상으로…제주 공항도 북적
- 박지현 기자
(전국=뉴스1) 박지현 기자
"짧아서 아쉽지만 손주랑 손녀 얼굴은 실컷 보고 왔어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전남광주와 경북 포항의 버스터미널과 기차역은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귀경객들로 붐볐다.
이날 오전 전남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종합버스터미널에서는 4일간의 짧은 연휴를 마치고 자녀와 손주를 배웅 나온 가족들이 버스가 떠날 때까지 승차장을 지키고 있었다.
귀경객들의 양손에는 부모가 챙겨준 반찬과 과일이 들렸다. 군복 차림의 아들과 함께 택시에서 내린 한 어머니는 터미널로 향하는 동안에도 몇 차례 아들의 옷깃을 고쳐주며 옷매무새를 살폈다.
한 어르신은 버스에 오른 가족에게 연신 손을 흔들다 가슴과 양어깨에 십자가 성호를 그었다. 차창 안팎에서는 "또 보자", "도착하면 연락해"라는 인사가 오갔다.
20대 아들을 배웅 나온 한 어머니는 "싸준 거 버리지 말고 다 먹고, 자주 전화해라"고 몇 번이고 당부했다. 아들은 "도착해서 연락할게. 엄마도 조심해서 들어가"라고 답한 뒤 버스에 몸을 실었다.
대합실에서는 연휴의 피로도 묻어났다.
대기석 한편에서는 한 어르신이 고개를 떨군 채 깊이 잠들어 있었고, 여행용 가방을 끌고 목베개를 두른 시민들은 흐트러진 머리에 피곤한 표정으로 터미널을 오갔다.
같은 시각 경북 포항역에서도 서울로 돌아가는 자녀와 손주를 배웅하는 가족들의 아쉬운 작별이 이어졌다.
지난 24일 서울에서 내려온 두 손녀를 배웅하러 나온 60대 할아버지는 열차 출입문이 닫힐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열차가 출발할 때까지 손녀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대학생 아들을 배웅하러 나온 50대 아버지는 건강을 잘 챙기라고 당부했고, 어머니는 열차 객실까지 들어가 아들의 좌석을 살폈다.
플랫폼에 나온 가족들은 열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서울로 향하는 귀경객들의 손에도 고향에서 챙겨준 선물 보따리가 들려 있었다.
이날 포항에서 서울로 향하는 KTX 상행선 열차는 모두 매진됐다.
짧은 연휴를 고향 대신 여행지에서 보낸 가족들도 일상으로 돌아왔다.
베트남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차종현 씨(56) 부부는 부산을 거쳐 이날 전남광주로 돌아왔다. 함께 여행한 자녀들은 베트남에서 곧바로 인천행 비행기에 올랐다.
차 씨는 "며칠 내내 붙어 있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가려니 아쉽다"고 말했다.
제주국제공항은 이른 아침부터 추석 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몰렸다. 공항 3층 입구에선 렌터카 업체의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여행가방 등을 끌고 바삐 움직였다.
공항 안에서 아쉬운 인사를 나누는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배웅을 나선 할아버지, 할머니는 손주의 손을 꼭 잡고 다음을 기약했다. 섭섭한 마음에 괜히 조카들과 장난을 치며 인사하는 삼촌들도 보였다.
3층 출발장 앞에서는 "다음에 또 올게요"라며 손을 흔들고 인사하는가 하면 가족들의 정성이 담긴 선물을 두손 가득 들고 떠나는 이들도 있었다.
이번 연휴 기간 제주에는 약 22만 9000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입도객은 예상치보다 적을 전망이다.
(취재=박지현, 최창호, 홍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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