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얼굴 실컷 보고 가요"…짧은 추석 버스터미널 아쉬운 귀경길
양손엔 부모가 싸준 반찬·과일 한가득
차창 사이로 "또 보자"…여행객도 다시 일상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짧아서 아쉽지만 손주랑 손녀 얼굴은 실컷 보고 왔어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오전 전남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종합버스터미널.
자녀들을 만나러 경기도에 다녀왔다는 임연숙 씨(61·여)는 휴대전화를 꺼내 연휴 동안 찍은 손주 사진을 한참 보여줬다.
4일간의 짧은 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민들로 터미널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양손에는 부모가 챙겨준 반찬과 과일이 들렸고, 여행용 가방을 끌며 승차장으로 향하는 귀경객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군복 차림의 아들과 함께 택시에서 내린 한 어머니는 터미널로 향하는 동안에도 몇 차례 아들의 옷깃을 고쳐주며 옷매무새를 살폈다.
자녀와 손주를 배웅 나온 가족들은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승차장을 지켰다.
한 어르신은 버스에 오른 가족에게 연신 손을 흔들다 가슴과 양어깨에 십자가 성호를 그었다.
차창 안팎에서는 "또 보자", "도착하면 연락해"라는 아쉬움 가득한 인사가 오갔다.
20대 아들을 배웅 나온 한 어머니는 "싸준 거 버리지 말고 다 먹고, 자주 전화해라"며 버스에 오르는 아들에게 몇 번이고 당부했다.
아들은 "도착해서 연락할게. 엄마도 조심해서 들어가"라고 답한 뒤 버스에 몸을 실었다.
대합실에서는 연휴의 피로도 묻어났다.
대기석 한편에서는 한 어르신이 고개를 떨군 채 깊이 잠들어 있었고, 여행용 가방을 끌고 목베개를 두른 시민들은 흐트러진 머리에 피곤한 표정으로 터미널을 오갔다.
이번 연휴를 고향 대신 여행지에서 보낸 가족도 있었다.
베트남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는 차종현 씨(56) 부부는 부산을 거쳐 이날 광주로 돌아왔다. 함께 여행한 자녀들은 베트남에서 곧바로 인천행 비행기에 올랐다.
차 씨는 "명절이면 늘 부모님 댁을 찾았는데 이번에는 연휴가 짧아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자는 생각으로 여행을 다녀왔다"며 "며칠 내내 붙어 있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가려니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기준 광주에서 서울요금소까지는 버스로 3시간 20분이 예상돼 원활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한국도로공사는 전망했다.
war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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