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명절엔 모두 마무리되길…" 제주항공 참사 합동 차례 엄수
무안공항 합동분향소…유가족 등 약 100명 참석
"1년 9개월 넘게 제자리…해결에 힘 모아달라"
- 안재영 기자
(무안=뉴스1) 안재영 기자 = "다음 명절에는 모든 희생자가 온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이뤄져 유가족 모두 일상으로 복귀하길 기원합니다."
추석 명절인 25일 오전 9시쯤 찾은 무안국제공항 1층 합동분향소. 잠시 후 열릴 합동 차례를 앞두고 12·29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명의 위패와 영정 앞에 모인 유가족들은 차례상 준비에 나섰다.
여러 재료가 어우러진 전부터 조기, 고사리, 시금치 같은 반찬과 사과, 배, 수박, 멜론, 곶감, 대추, 약과, 송편 등을 직접 준비해 온 유가족들은 제기(祭器)에 정성껏 음식을 올렸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네 번째 명절을 준비하는 유가족들의 표정은 심경을 쉬이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해 보였다.
합동 차례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합동분향소 앞에 모인 유가족들은 늘어났다. 명절을 맞아 한데 모인 이들은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오전 10시가 되면서부터 시작된 합동 차례에는 유가족들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등 약 100명이 참석했다.
합동 차례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30초 정도 이뤄진 묵념 동안 일부 유가족은 떠나간 이를 그리워하며 울음을 쏟아냈다.
추모사를 낭독한 김유진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는 "참사 발생 1년 9개월이나 지났지만 아직 단 한명의 책임자도 처벌받거나 구속되지 않았다"며 "올해 2월 시작된 재수색에선 1800여 점의 유해가 수습돼 유가족들은 3차 장례를 앞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 "참사를 당한 것만으로도 너무나 찢어지는 고통인데 가족들의 장례를 두 번, 세 번 계속 치러야 하는 고통의 시간은 정부나 사회가 아닌 유가족끼리 서로 의지해서 버텨왔다"며 "오늘의 합동 차례는 179분의 단순한 추모 행사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 책임과 기억을 요구하는 엄중한 투쟁이자 호소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명절에는 부디 온전하게 179분을 모두 모시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그간 정말 애썼다, 수고했다, 잘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서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뒤이은 삼헌 제례 의식의 초헌과 아헌, 종헌은 각각 유가족협의회 대표단, 민 시장, 무안공항 쉘터 지킴이가 맡았다. 각 순서를 맡은 이들은 차례상에 잔을 올린 후 절과 기도 등 각자의 방식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20여분 동안 이어진 합동 차례가 끝난 후 유가족들은 개별적으로 분향소를 찾아 작별한 가족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다른 유가족과 송편을 나누며 함께 명절을 보냈다.
유가족협의회 관계자는 "다음 명절에는 단 한 분도 남겨지지 않고 모든 희생자분이 온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이뤄져 여기 계신 유가족 모두 일상으로 복귀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jy87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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