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정부 지원 국비 20억 전액 삭감한 강진군의회
민주당 의원들 "반값여행 혜택 편중…파급효과 미흡"
'무소속 군수' 견제용 해석도…소상공인들 강력 반발
- 박영래 기자
(강진=뉴스1) 박영래 기자 = 정부가 지자체에 배정한 국비 예산을 지방의회가 스스로 전액 삭감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던 핵심 사업이 좌초 위기에 처하면서 집행부와 의회의 갈등은 물론 지역사회의 반발까지 커지고 있다.
23일 강진군 등에 따르면 군의회는 22일 제323회 정례회 본회의를 열어 '강진 반값여행' 사업에 배정된 지방소멸대응기금 20억 원을 전액 삭감한 2026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최종 의결했다.
이번에 삭감된 20억 원은 군비 부담이 전혀 없는 100% 국비 지원금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더욱 크다.
예산안 심사를 진행한 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예산 삭감의 주요 사유로 '혜택의 편중성'을 들었다. 반값여행 사업의 지원 혜택이 특정 업종이나 일부 지역에만 집중돼 실질적인 관내 전반의 경제 파급효과가 미흡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어렵게 확보한 국비를 지방의회가 거부한 사례가 극히 드물어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무소속인 강진원 강진군수는 의회 의결 직후 "역대 강진군의회에서 군비 부담이 전혀 없는 순수 국비 예산을 삭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지역 발전의 마중물이 될 예산을 스스로 차버린 결정"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무소속 현직 군수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주도 의회의 정치적 견제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체 8석의 강진군의회는 민주당 소속 의원 6명, 무소속 의원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의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경숙 무소속 의원은 "정부가 지원한 국비를 지방의회가 스스로 삭감해 반납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며 "어렵게 확보한 국비를 버리는 것은 결국 강진의 미래와 주민 복지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강진 반값여행은 강진을 찾는 관광객에게 여행 경비의 일부를 지역화폐 등으로 환급해 주는 정책으로, 인구 감소 지역의 새로운 활로로 주목받아 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자체 우수 정책 및 성공 사례로 직접 언급하며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사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본회의에서 관련 예산이 모두 날아가면서 사업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예산안 표결 과정에서 집행부 관계자들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등 격한 충돌이 발생했으며, 방청석을 채운 소상공인과 상인들은 '국비 삭감 철회' 피켓 시위를 벌이며 강력히 항의했다.
국비 반납이라는 초유의 배수진을 친 군의회의 결정에 대해 주민과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예산 삭감을 둘러싼 진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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