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2석 흔들리고 순천 분구하나…인구가 바꾸는 전남 동부 총선판

순천 분구 땐 광양·곡성·구례 선거구도 재조정 불가피
여수 인구 26만 명 아래로…순천은 27만3399명

전남 순천 동천 전경.(순천시 제공)2023.12.28

(순천=뉴스1) 김성준 기자 = 전남 동부권의 양대 도시인 여수와 순천의 인구 격차가 벌어지면서 1년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선거구가 어떻게 재편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회의원 2명을 두고 있는 여수는 인구가 26만 명 아래로 내려간 반면, 순천은 여수보다 1만3000명 이상 많은 인구를 유지하고 있어 여수 합구와 순천 분구 여부가 향후 선거구 획정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23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여수시 인구는 25만9857명, 순천시는 27만3399명으로 집계됐다. 순천이 여수보다 1만3542명 많다.

여수는 그동안 전남 동부권에서 유일하게 '여수갑·을' 2개 지역구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인구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차기 총선에서도 2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를 두고 지역 정가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직 23대 총선의 선거구별 인구 상·하한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22대 총선 당시 지역구 인구 기준은 하한 13만6600명, 상한 27만3200명이었다. 현재 여수 인구를 당시 기준에 단순 대입하면 시 전체 인구가 2개 지역구 하한 인구의 합계에 미치지 못한다.

반면 순천은 현재 인구가 22대 총선 당시 상한선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물론 다음 총선에서는 전체 인구와 지역구 의석수 등에 따라 인구 기준 자체가 달라질 수 있어 현시점에서 여수의 합구나 순천의 분구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비슷한 논란은 지난 22대 총선을 앞두고도 이미 불거졌다.

당시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최초 획정안에는 순천을 갑·을 2개 선거구로 단독 분구하는 방안이 담겼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조정되면서 최종적으로는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 갑·을' 선거구가 유지됐다.

이 과정에서 순천 해룡면은 순천의 다른 지역과 분리돼 광양·곡성·구례와 같은 선거구에 묶였다.

해룡면은 신대지구를 포함한 순천의 대표적인 신도심이다. 21대와 22대 총선에서 잇따라 순천의 다른 지역과 다른 선거구에 포함되면서 지역에서는 선거구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차기 총선을 앞두고도 여러 시나리오가 지역 정치권에서 거론된다.

여수 갑·을을 하나로 합치고 순천을 갑·을로 단독 분구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여수와 순천 일부를 조정해 3개 선거구를 구성하는 방안이나 여수와 인접 지역을 묶어 현 의석수를 유지하는 방안 등도 정치권 일각에서 언급되고 있다.

다만 실제 선거구 획정에서는 인구뿐 아니라 행정구역과 생활권, 지역 대표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어느 방안도 현재로서는 확정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

순천이 단독 분구될 경우 광양·곡성·구례를 어떻게 재편할지도 변수다.

현재 순천 일부와 함께 갑·을 선거구를 구성하고 있는 광양의 경우 순천이 빠지면 곡성·구례 등 인접 지역과의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생활권과 지역 대표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지역 정치권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분위기다.

순천에서는 분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임 시장과 전·현직 국회의원, 대학 총장, 전직 광역의원 등 여러 인사의 출마 가능성이 지역 정가에서 거론되고 있다.

일부 인사는 손훈모 순천시장을 둘러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수사 결과 등 향후 정치 상황에 따라 출마 여부와 지역구를 판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수 정치권 역시 2개 지역구 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역 대표성 등을 고려해 2석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인구 감소에 맞춰 선거구를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지역구가 하나로 합쳐질 경우 정당 지역위원회는 물론 현역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도 전남 동부권 선거구 조정 문제가 큰 쟁점이었다"며 "총선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인구 변화가 계속되고 있어 출마를 준비하는 인사들도 선거구 획정 방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wh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