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에 소화기 난사' 파장…"현장 중심 거버넌스 구축해야"
인권단체 "노동착취·인권침해 방관해선 안 돼"
- 조수민 기자
(광주=뉴스1) 조수민 기자 = 전남광주 고흥군의 한 어업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숙소 소화기 분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정부의 후속 조치와 함께 인권단체의 현장 중심 대책 촉구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전남인권네트워크는 23일 성명을 내고 "최근 고흥군 관내 어업 현장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 소화기 난사 사건은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반복되는 이주노동자 노동착취와 인권침해의 현실 속에서 여전히 '점검'과 '실태조사'라는 안일한 1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19일 고흥군 소재 선원 주거 시설에서 발생한 외국인 노동자 대상 소화기 분사 사건과 관련해 엄정하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해당 사업장에 대한 즉시 수시감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관할 기관인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여수지청은 전담팀을 꾸려 폭행과 강제 근로,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점검하고 피해 노동자의 보호 조치 및 사업장 변경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흥군도 지난 22일 입장문을 통해 '인권 보호 시스템의 전 사업장 확대', '고용주 대상 인권 교육 강화 및 원스트라이크 아웃 부과', '유관기관과의 강력한 공조' 등 4대 분야 15개 과제를 담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행정 당국의 조치가 현장의 실상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고흥군이 내세운 '외국인 계절근로자 인권침해 예방 4대 분야 15개 대책'과 '입국 후 30일 골든타임 밀착 점검'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주인권기관과 활동가, 전문가 등의 의견이 배제됐고 결과도 공개되지 않아 불투명한 행정으로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지능화·지하화한 노동 착취와 폭력, 지역권력과 유착된 계절노동자 브로커 문제도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 독자 대응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법무부, 노동부, 경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이주인권 기관과 단체가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구체적인 대책으로 △가해 사업장 무관용 원칙 적용 및 피해 이주노동자의 안전한 사업장 변경·쉼터 지원 보장 △지자체 내 이주 담당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 △이주노동자 당사자가 노동권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마련 등을 요구했다.
단체들은 "고흥군은 행정기관 단독의 대응 뒤에 숨어 이주노동자의 노동착취와 인권침해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탁상행정을 중단하고 현장 중심의 거버넌스 구축과 정책 수렴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sum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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