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여수세계섬박람회…예견된 흥행 부진
유치 단계부터 행사장 부지·콘텐츠 등 우려
개막 이후에도 각종 논란…목표 관람객 6.6%
- 김성준 기자
(여수=뉴스1) 김성준 기자 = 지난 5일 개막한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흥행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국정감사 요구까지 나오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서는 유치 단계부터 준비 과정까지 누적된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여수시는 지난 2018년부터 세계섬박람회 유치를 추진해 왔다. 당초 행사는 여수가 보유한 365개 섬 자체가 박람회장이라는 취지로 섬 고유의 매력을 알리는 방향으로 기획됐다.
섬을 주제로 한 세계 최초의 박람회라는 타이틀을 걸고 2021년 기획재정부의 국제행사 심의를 통과할 때만 해도 지역사회의 기대감은 한껏 고조됐다.
앞서 여수시에 대규모 관광 붐을 일으켰던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준비 과정에서 주행사장 부지 선정 논란, 지연된 공사, 섬 연계 콘텐츠 부족 등을 둘러싼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주행사장 부지의 경우 기존 박람회장의 유휴 건물을 보수해 사용하자는 안과 돌산 진모지구에 새로운 행사장을 조성하자는 안이 팽팽히 맞섰다.
여수시는 돌산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부지 임대료, 시설 보수 비용, 사후 활용 방안 등을 고려해 돌산 진모지구 조성을 최종 확정했다.
'섬박람회'라는 정체성에 부합하도록 '섬'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명분도 작용했으나, 돌산은 이미 2개의 연륙교로 연결돼 사실상 육지와 다름없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결국 700억여 원의 전체 예산 중 주행사장 기반 공사와 피라미드 형태의 주제관(주제섬) 건립에만 300억 원 가까이 투입되면서, "이럴 바에는 기존 박람회장 인프라를 활용했어야 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섬박람회 조직위원회가 2024년 출범했으나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조직위는 전남도·여수시 등에서 파견된 공무원 60여 명으로 구성됐으나, 소속 조직이 달라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정기 인사철마다 담당자가 바뀌는 등 업무 추진에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조직위에서 근무했던 한 공무원은 "소속도 다르고 6개월만 있으면 다른 곳으로 복귀한다는 인식이 있다 보니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당초 계획보다 예산이 3배 이상 늘었으나 별다른 사업 계획 변경조차 이뤄지지 않은 점도 콘텐츠 부실 논란을 키웠다.
2024년 12월 전시 연출·문화 공간 설치·홍보 마케팅 등의 강화를 위해 예산 428억 원을 추가로 편성했지만, 오히려 2023년 6월 212억 원 규모로 수립됐던 종합기본계획안보다 퇴보한 수준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다른 지자체의 한 공직자는 "일반적인 축제·행사를 기준으로 볼 때 예산이 30~50%만 증액돼도 기본 계획 자체를 다시 세워야 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박람회 준비 일정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맞물리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멀어져 준비 과정이 부실해졌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섬박람회는 개막 이후에도 트럭 위에서 진행된 전통 뱃놀이 공연, 부실한 게장백반 식단, 턱없이 부족한 볼거리 등의 논란이 이어지며 흥행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 21일까지 누적 입장객은 19만 9358명으로, 당초 목표치인 300만 명의 6.6% 수준에 머물렀다.
조직위 관계자는 "관람객의 눈높이에서 현장을 원점부터 다시 살피겠다"며 "식음료 서비스 전반을 즉각 점검하고, 지역 연계 문화 공연 역시 완성도를 갖출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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