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안 할 거면 나가"…가욋일 거부한 외국인 선원에 소화기 분사한 선주
근로계약서상 문어잡이…실제론 꽃게잡이·그물 정비까지
작업 거부하자 숙소 퇴거 요구…임금체불 정황도
- 조수민 기자
(고흥=뉴스1) 조수민 기자 = 전남 고흥의 한 선주가 이주노동자를 향해 분말 소화기를 뿌리고 욕설과 임금체불을 했다는 주장이 노동인권단체를 통해 제기됐다.
21일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이하 인권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 19일 고흥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베트남 국적의 이주노동자 2명이 선주이자 고용주인 A 씨로부터 폭행 피해를 입었다.
단체가 확보해 공개한 2분 50초 분량의 영상에는 A 씨가 숙소에 머무는 이주노동자들을 찾아와 위협하는 모습이 담겼다. 소화기를 든 A 씨는 노동자들을 향해 숙소에서 빨리 나가라며 욕설을 하고 소화액을 뿌렸다.
피해 이주노동자 B 씨와 C 씨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지난 7월 14일 입국해 A 씨 배에 승선했다. 이들은 애초 근로계약서상 통발을 이용한 문어잡이 업무를 맡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꽃게잡이, 그물 정비 등 별도 업무까지 병행해야 했다.
사건 당일 역시 오전 1시에 일어나 오전 2시부터 문어잡이를 위해 출항했다. 이후 낮 12시에는 그물 쓰레기 제거 작업을 요구했다.
이후 B, C 씨가 배에서 휴식을 취하려 하자 A 씨가 소리를 쳤다. A 씨는 B, C 씨가 작업을 거부하자 이들을 외딴섬으로 데려가 하선을 강요하다, 숙소로 돌려보낸 뒤 퇴거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폭행으로 B 씨는 눈이 충혈되고 심한 따가움과 시야 흐림 증상을 겪고 있으며, 소화기 분말을 다량 흡입해 호흡 곤란과 메스꺼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인권네트워크 측은 설명했다.
임금체불 주장도 제기됐다. 인권네트워크 관계자는 "B 씨는 지난 8월 14일부터 9월 13일까지 한 달간 일한 급여 220만 원 중 120만 원만 지급받아 100만 원이 체불됐다"며 "부당한 계약 해지로 인해 추가 임금까지 체불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네트워크는 이번 사건을 인권 침해로 규정하고 22일 오전 11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노동 당국의 엄정한 수사와 사업장 변경의 자유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sum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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