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임시 저장시설 토론회…'영구화 방지책' 집중 제기

"영구화 안 된다고 믿어달라 할 순 없어"…운영기간 명문화 의견
안전성·저장용량 산정 근거 놓고 주민 질의 이어져…지역 수용 관건

박홍준 동국대학교 교수가 1일 전남광주 영광군 호텔더스타에서 열린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안재영 기자

(영광=뉴스1) 안재영 기자 = 한빛원자력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시설 건설을 둘러싼 주민 토론회에서 시설의 '영구화'를 막을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시설의 필요성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안전성을 담보할 구체적인 방안과 운영기간 명문화, 영구 처분시설 확보가 지연될 경우의 대책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일 오후 2시 전남광주 영광군 호텔더스타에서 한빛원자력본부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영광군 주민 약 200명이 참석했으며 송종순 조선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토론은 △부지 내 저장시설의 필요성과 안전성 △저장시설 운영기간 △주민 의견 수렴과 지역지원 순으로 진행됐다.

저장시설의 필요성과 안전성에 대한 발제를 맡은 박홍준 동국대학교 교수는 원전 운영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기 위해 신규 임시 저장시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경주 월성원전의 건식 저장시설 사례를 들며 별도의 냉방기기 없이 자연적으로 열을 식히는 방식의 안전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핵심 쟁점은 저장시설의 운영기간과 영구화 가능성이었다.

김용덕 한국전력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운영기간 문제에 대해 "가장 솔직해야 할 주제"라며 "영구화되지 않는다는 말을 믿어달라고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빛원전의 사용후핵연료 반출 준비가 어디까지 됐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믿음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봉철 조선대학교 교수는 "안전은 거래 대상이 아니다"며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안전성을 꼽았다.

조동건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는 "국제원자력기구에서도 보상을 안전과 결부시키지 말라고 한다"며 "주민 지원책이 와닿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특별법에 따라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춘태·이기보 한빛공동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도 각 주제 발제에 대한 진단을 이어갔다.

이들은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의 필요성에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지만 현재 마련된 시설계획 초안은 안전대책과 영구화 방지 방안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어떤 구체적인 조치로 담보할 것인지 주민 입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영구 처분시설 건립이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을 경우 현재의 임시 저장시설이 사실상 영구시설로 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책으로는 특별법을 보완해 임시 저장시설의 운영기간을 명문화하거나 영구 처분시설 부지 선정 등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원전 가동을 중단하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일반 주민들의 질의에서도 안전성과 영구화 가능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 주민은 "한빛원전이 지금까지 운영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사고가 있었다"며 "기계 결함 같은 문제가 아니라 운영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의 과실이었다는 점에서 주민들은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신규 임시 저장시설의 용량이 어떻게 산정된 것이냐"며 "설계수명을 넘어 계속운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까지 반영한 것이라면 주민들에게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시 대피시설 부족과 한수원 측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의 질의도 이어졌다.

질문이 이어지면서 토론회는 당초 예정된 오후 4시 10분을 넘겨 마무리됐다. 안전성과 영구화 가능성 등 민감한 쟁점을 놓고 의견이 이어졌지만 별다른 고성이나 충돌 없이 참석자들이 질의와 답변을 주고받으며 차분하게 진행됐다.

한수원은 2일부터 전북 고창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시설 설명회와 토론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jy87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