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전기차 인도받는 데 '28개월'…생산량 못 늘리나
올해 생산 6만1000대 그쳐…유럽 수요 많아 90% 수출
내수 출고대란…증산 위한 2교대 도입 논의 진척 없어
- 박영래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차량을 계약한 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앞으로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현대자동차의 경형SUV '캐스퍼 일렉트릭'을 계약한 김 모 씨(34)는 최근 황당한 안내를 받았다. 도심 내 출퇴근과 업무용으로 적합해 고민 끝에 캐스퍼 전기차를 선택했지만, 실제 차량을 인도받기까지는 기약 없는 기다림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현대차로부터 위탁받아 전량 생산하는 캐스퍼 일렉트릭의 인기가 국내외에서 폭발하면서 극심한 출고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캐스퍼 일렉트릭의 국내 인도 시기는 트림별로 최소 20개월에서 최고 선호 모델인 'EV 프리미엄'의 경우 최대 28개월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계약해도 2년이 지난 2028년 하반기에나 차를 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출고대란의 주요 원인은 폭발적인 해외 수요 대비 턱없이 부족한 생산 능력과 수출 우선 배정 정책 때문이다.
올해 GGM의 연간 생산 목표량은 총 6만1200대다. 이 중 가솔린 모델은 9800대(16%)에 불과하며, 전기차(EV) 모델이 5만1400대(84%)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생산 물량의 배분 구조를 보면 내수용은 1만5100대(10%)에 그치는 반면, 수출 물량이 4만6300대(90%)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가성비 높은 캐스퍼 일렉트릭에 대한 현지 반응이 뜨겁다 보니, 현대차 입장에서는 글로벌 계약 물량을 맞추기 위해 수출 물량을 우선 배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의 대기 기간만 고스란히 늘어나는 실정이다.
문제는 현 생산 체제로는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현재 '1교대 체제'인 GGM의 광주공장 가동을 '2교대 체제'로 전환해 생산 능력을 두 배 가까이 확충하는 것이다.
그러나 2교대 전환을 위한 노사 간 논의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 측이 격주 교대 근무에 따른 근로 조건 개선과 임금 인상, 복지 확대 등을 요구하며 배선 설비, 생산라인 확충 협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2교대 전환을 위해서는 고객사인 현대차의 위탁 물량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GGM이 2교대를 안정적으로 가동하려면 연간 최소 7만 5000대 이상의 위탁 물량이 담보돼야 하지만, 현대차와 GGM 간의 내년도 생산 물량 최종 확정은 10~11월쯤 이뤄질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GM이 2교대 전환 실패 시 물량 적체와 고객 이탈이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며 "상생형 일자리라는 취지에 맞게 노사가 조속히 접점을 찾고 내년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yr200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