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권 국립의대 '순천대' 선정…36년 숙원 정부 심사만 남았다(종합)

순천대, 목포대와 1.3점 차…의료 교원 확보 계획에서 우위
정부, 경북 경국대 등 2곳 심사…9월 중 '의대 규모' 확정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30일 광주청사에서 국립의대 신설 신청과 관련된 브리핑을 열고 '국립순천대학교'를 선정 대학으로 발표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8.30/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전원 김성준 기자 =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정부에 국립의대 신설 후보 대학으로 국립순천대학교를 신청했다.

대학병원 하나 없는 의료 취약지 전남권역의 36년 숙원이 실제 국립의대 설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공정성 담보를 위한 외부 심사와 순천대·목포대의 '결과 승복 동의서', 정치권의 공동 협상까지 거쳤지만, 최종 설립을 현실화하려면 남은 갈등을 봉합하고 지역 역량을 다시 하나로 모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대학병원 하나 없다" 36년 숙원 진통 끝에 첫발

전남연구원이 8명의 외부 심사위원으로 구성한 전남권역 국립의대 선정위원회는 30일 국립순천대학교와 국립목포대학교 중 국립순천대학교를 국립의대 후보 신청 대학으로 선정했다.

양 대학은 '통합 대학'을 전제로 한 국립의대 신청에 '의대 소재지'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 위기에 처했고, 결국 정부가 '단독 대학 신청'의 마지막 기회를 부여하며 전남권역은 국립의대 유치 가능성을 잡게 됐다.

정부는 지난 25일 제37회 국무회의에서 ‘지역 국립의대 신설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안건’을 조건부 의결하고, 통합특별시에 이날까지 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을 추천할 것을 요청했다. ​

심사위원회는 △의대 신설 추진체계 △의대 교육시설 확보계획 △교육병원 확보계획 △의대 교원 확보계획 △의대 및 교육병원의 역할과 책임 등 5개 분야를 심사지표로 삼았다.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한 평균점을 심사한 결과 순천대는 89.15점, 목포대는 87.85점을 받았다. 점수 차이는 1.3점에 불과했다.

후보대학을 가른 건 '의대 교원 확보 계획'이었다.

이 분야에서 목포대는 최고점 22.2점, 최저점 18.1점을 제외한 합산 123.3점을 얻었다. 심사는 심사위원 8명 중 최고·최저점을 제외한 평균 점수로 평가됐다.

목포대의 평균 점수는 20.55점이었다.

순천대는 최고점 23.8점, 최저점 20.6점으로 합산 130.3점을 얻었다. 순천대의 평균 점수는 21.71점으로 목포대보다 1.17점이 높았다.

순천대학교는 심사위원회 제출 서류에 '이미 기초 의학 교원들이 확보됐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특히 순천대학교는 인근 5개 종합병원과 국립의대 신설 시 종합병원 근무 의료진이 겸임 교원으로 근무하겠다는 취지의 동의서를 받아 제출한 점이 고평가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의대 신설 추진체계'에서는 9.33점으로 동점을 받았다.

'의대 교육시설 확보계획'에서는 목포대가 평균 18.57점, 순천대가 18.22점을 얻었다.

'교육병원 확보계획'에선 목포대가 17.63점, 순천대가 17.80점을 받아 순천대가 0.17점 높았다.

'의대 및 교육병원의 역할과 책임 분야'에서도 목포대가 21.77점, 순천대가 22.08점으로 순천대가 0.31점 높았다.

순천대학교 전경.(순천대 제공)/뉴스1
이제 신청 단계…순천대·경국대 국립의대 유치 도전장

순천대학교가 교육부에 국립의대 신설을 신청했지만 정부 최종 승인이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다.

정부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총 3342명의 의대 입학정원을 증원하면서 2030년 지역 국립의대 신설과 국립의학전문대학원 개교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연인원 100명이 배정된 지역 국립의대에는 10년의 의무복무가 부과된 지역의사제가 적용될 계획이다.

앞서 경북도와 경국대학교는 앞서 정원 50명 규모의 국립의대 신설 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경북은 전국에서도 의료인력 부족과 필수의료 공백이 심각한 지역으로 꼽힌다. 인구 1000명당 필수의료과목 전문의가 0.36명에 불과하다.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이 전혀 없어 수도권으로 전원되는 비율이 전국 평균의 15배에 달한다.

전남권역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전남권역의 인구 1000명당 필수의료과목 전문의는 0.29명으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통합 전 전남에 국한했을 때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곳이다. 22개 시군 중 상당수가 응급·분만·소아 등 필수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의료취약지로 분류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순천대가 정부에 신청한 의대 정원은 100명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교육부가 국립의대를 어떤 규모로 설립할지 심사를 하게 된다. 전남광주와 경북에 국립의대 정원을 나눠서 줄지, 한 곳에만 줄 건지 판단을 하게 된다"며 "전남권역 국립의대 신설을 위해 전남광주와 정치권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양측 입장을 면밀히 검토한 뒤 이르면 9월 중 의대 설립 지역과 대학을 결정할 전망이다.

전남광주 서부권 정.관.시민사회가 11일 통합특별시 무안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의 조속한 통합과 국립의대 신설을 위한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목포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8.11/뉴스1
"국립의대 현실화 위해 갈등 끝내고 힘 모아야"

순천대와 목포대는 앞서 전남연구원이 구성한 심사위원회의 결론에 따르겠다는 '결과 승복 동의서'를 통합특별시에 제출했다.

정치권도 민 시장과 송형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의장의 제안으로 전날 '공동 정치협상 회의'를 열고 심사위원회의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특히 정치권은 동부권·서부권을 가리지 않고 국립의대 유치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미선정 지역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파격적인 지원'을 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이같은 노력에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실제 서삼석 민주당 의원(영암·무안·신안)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36년간 국립의대 설립을 준비해 온 목포대가 선정되지 않은 결과를 서부권 주민들이 과연 쉽게 납득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남는다"며 "민형배 시장은 결과에 대한 수용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서부권 주민들이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목포지역 의료 인프라 개선을 위한 '파격적인 인센티브' 약속하며, 지역 의료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방안을 찾아 나가기로 했다.

민형배 시장은 "(미선정 지역에 대해) 대학병원급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통합특별시 어디에 살든 제때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갖추겠다"면서 "즉시 전담 TF를 구성해 해당 지역의 의료 여건과 대학의 강점을 토대로 의료·교육·연구 분야 종합 발전방안을 마련, 우선 실행할 수 있는 과제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통합의 힘을 보여줄 때"라며 "전남광주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국립의대 신설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강조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