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아침 전남광주 고려인마을서 울려 퍼진 "대한독립 만세"
제81주년 광복절 기념행사로 봉오동 전투 재현
독립군 등 선조 희생 기려…선·이주민 화합 눈길
- 안재영 기자
(광주=뉴스1) 안재영 기자 = "대한독립 만세! 일본군은 물러가라!"
15일 오전 10시 전남광주 광산구 월곡동 월곡고려인문화관 일대에서 우렁찬 함성이 울려퍼졌다. 제81주년 광복절 기념 '역사를 이어가는 고려인마을'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사)고려인마을과 동포체류지원센터가 주최·주관한 이날 행사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행사 첫 번째 순서는 봉오동 전투 재현이었다. 월곡 1·2동 주민과 대성여고·경신여고 학생 등 500여 명이 참가해 일본군과 독립군의 대치 상황을 모형 소총과 물총, 비눗방울 총 등으로 재현했다.
‘태극’의 빨간색과 파란색 우비를 입은 독립군 역의 시민들은 물총과 비눗방울 총을 일본군을 향해 쏘며 "물러가라"고 외쳤다.
물총 대신 태극기가 그려진 우산과 깃발을 들고 대열에 함께한 '민초'들도 "대한독립 만세"를 목청껏 외쳤다.
독립이란 하나의 열망으로 뭉친 '대한'의 거센 저항에 일본군은 맥을 추리지 못한 채 한 걸음씩 물러났다. 물줄기가 거세질수록 일본군의 후퇴는 빨라졌는데,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거리 끝자락에서 이들은 '물총 세례'를 맞으며 패배했다.
일본군이 모두 쓰러지자 독립군과 민초들은 다시 한 번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행사에 참여한 고려인마을 주민들도 러시아어로 '대한민국 만세'를 뜻하는 "코레아 우라"를 연신 외치며 106년 전 독립군이 일본군을 몰아냈을 때 느꼈을 기쁨을 함께 나눴다.
'물총 세례'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있는 다모아어린이공원에서도 이어졌다. 공원 한편에 마련된 두 개의 박을 향해 물줄기가 일제히 뻗어나가자 굳게 닫힌 입이 조금씩 벌어졌고 잠시 후 '대한 독립 만세'와 '불멸의 영웅 홍범도 장군'이란 글귀가 새겨진 현수막이 모습을 드러냈다.
두 현수막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는 것으로 봉오동 전투 재현 행사는 끝났다.
뒤이은 광복절 81주년 기념식에서 박병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청장은 "대한제국이 국권을 잃고 나라의 빛이 사라졌을 때 머나먼 타국에서 빛을 되찾는 일에 앞장선 분들이 고려인 동포의 선조들"이라며 "역사는 기억하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그 정신을 오늘의 삶에서 실천할 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청장은 "81년 전 독립이라는 빛으로 식민지의 어둠을 몰아냈던 것처럼 오늘 우리는 상생의 빛으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며 "선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만든 상생의 역사가 대한민국 곳곳으로 퍼져나가도록 힘껏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봉오동 전투는 1920년 만주 봉오동에서 홍범도 장군 등이 이끈 독립군 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대패시킨 전투다. 일본군은 157명의 전사자와 200여명의 부상자를 냈지만, 독립군은 4명이 전사하고 약간의 부상자만 발생한 것으로 기록됐다.
고려인마을은 봉오동 전투의 역사적 의미와 독립군 선조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23년부터 광복절마다 재현 행사를 열고 있다.
jy879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