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쓰러진 노동자, 구조까지 30분…유족 "왜 지체됐나"
오전 8시 51분쯤 쓰러져 9시 22분쯤 구급대 접근
유족 "회사 측 인솔자 없어 현장 찾는 데 지체됐다고 들어"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보상을 요구하는 게 목적이 아니에요. 남편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요."
지난달 전남 영암 대한조선에서 작업 중 쓰러져 숨진 50대 노동자 A 씨의 아내는 14일 남편의 사망 경위를 철저히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A 씨 아내는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 만나 "노동부가 당연히 회사에 자료를 요구하고 현장을 조사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사고가 난 지 3주가 지나도록 제대로 확인된 것이 없어 직접 자료를 찾아 나섰다"고 설명했다.
유족이 규명을 요구하는 핵심은 A 씨가 쓰러진 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약 30분의 상황이다.
아내가 확보한 기록 등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8시 51분쯤 A 씨가 쓰러졌고 오전 8시 56분쯤 119 신고가 이뤄졌다.
구급대가 A 씨가 있던 크레인에 도착한 것은 오전 9시 22분쯤이었다. 당시 A 씨는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유족은 파악하고 있다.
유족은 구급대가 사업장에 도착한 뒤 A 씨가 있던 현장을 찾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됐다고 주장했다.
아내는 "대형 사업장에서는 회사 측 인솔자가 나와 안내해야 하는데 당시 아무도 나오지 않아 구급대가 현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쓰러진 뒤 구조될 때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족은 A 씨가 쓰러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각과 회사 측이 병원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 발병 시각에도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이 확보한 기록에는 A 씨가 쓰러진 시각은 오전 8시 51분쯤이지만 회사 측이 병원에 전달한 발병 시각은 이와 달랐다는 것이다.
유족은 사고 직후 회사 측이 어떤 조치를 했는지와 119 신고와 현장 안내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고 당시 작업시간과 노동강도, 휴식시간, 냉방·송풍 조치 등 폭염 속 작업환경에 대한 조사도 요구했다.
아내는 사고 직후 노동당국이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을 것으로 믿고 기다렸다고 했다.
그는 "노동부를 믿었기 때문에 당연히 회사에 자료를 요구했을 것이고 현장 조사도 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조사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듣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족은 지난 13일 목포고용노동지청에 질의서와 증거보전 신청서를 제출하고 정식 조사를 요구했다. 119 신고·출동 기록과 작업지시 자료, 위험성평가, 폐쇄회로(CC)TV, 출입기록 등을 확보해 사고 경위를 규명해달라는 취지다.
아내는 "남편을 떠나보내는 것 자체도 너무 괴롭고 허망한데 이렇게 싸워야 하는 것도 괴롭다"며 "그래도 여기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족과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는 이날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씨 사망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증거 보전, 대한조선에 대한 특별감독을 촉구했다.
war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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