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 차등요금제, 호남권 반도체 최대 수혜주 되나
기후부, 지역별 4등급제 추진…반도체 팹 경쟁력 강화
소재·부품·장비 업체 유치 등 지역·기업에 인센티브 효과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지역별 차등제'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800조 원대 반도체 팹을 필두로 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발전량이 소비량을 크게 웃도는 전남광주가 가장 낮은 전기요금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 광주 군공항 부지로 낙점된 반도체 팹(Fab)의 생산비 절감은 물론 수백개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와 전력·화학 등 연관 기업들의 투자와 유치 경쟁력까지 높이는 핵심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9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기후부는 지역별로 4개 등급을 나눠 산업용 전기 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권역별 인하·인상폭은 확정하지 않았으나 기후부는 이달 3주차에 공청회를 열고 지역구분과 차등기준, 조정 방향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남광주는 차등요금제의 대표적인 수혜 지역으로 거론된다.
현재 산업용 전기 요금은 1㎾h당 180원대로 전국에 동일 적용되고 있다. 기후부는 지역별 차등제를 도입하면서 송전선로 이용 비용과 지역별 전력 자립도, 전력망 흐름, 국가균형발전 등을 요금 산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전남광주의 전력 자립률은 170%대로, 지역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모두 충당하고도 생산 전력의 상당량을 장거리 송전으로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공급하는 구조다.
대규모 발전설비와 송전망 확충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역 갈등, 주민 수용성 저하, 보상비용, 입지 확보 어려움은 오롯이 지역의 몫이었다.
이 때문에 통합특별시는 '중앙집중형 구조 기반'을 탈피하기 위해 전력 생산지는 소비지보다 전력을 보다 저렴하게 사용하는 차등 요금제를 도입해 달라고 기후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전남연구원도 행정통합 전 신안·해남·영광·영암 등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해 전남은 전력을 생산하고, 광주는 전력의 광역 수요처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광역 산업 RE100 공급망' 운영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광주가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로 800조 원대 반도체 팹을 품으면서, 전남이 생산하는 풍부한 전력의 '안정적 전력 소비지역'이 된다는 목표의 현실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차등요금제는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추진하는 800조 원대 규모 반도체 팹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반도체 팹 4기 운용에는 최대 6.3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공정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인 만큼 전기요금이 생산원가로 직결된다. 광주 군공항 부지가 반도체 국가산단으로 지정돼도 산업용 전기요금이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h당 몇 원만 낮아져도 장기간 운영되는 반도체 공장의 생산비 절감 효과는 막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장비와 소재, 부품, 화학, 전력설비 등 수백 개 협력기업 또한 전력비 부담이 커 차등요금제가 도입되면 투자와 입지 선택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남광주는 차등 요금제 적용을 위한 기틀도 이미 마련돼 있다.
전남은 지난해 11월 분산에너지법에 따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옛 전남도는 당초 해남 솔라시도 권역을 심사대상으로 건의했으나 이를 포함한 전남 전역이 특구로 지정됐다.
분산특구에서는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사업자가 직접 생산한 전력을 사고팔 수 있다. 차등요금제 도입도 가능해진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전남광주가 행정 통합이 이뤄진 데다 행정통합특별법상 에너지 특례가 갖춰진 점을 토대로 광주 또한 에너지 분산특구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전력과 용수, 인재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기업은 지가, 전력단가, 정주여건, 교통 등 필요한 인프라를 종합해 투자를 결정한다. 산업용 전력 단가가 10원만 낮아져도 장기적으로 기업과 지역에는 엄청난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별 차등요금제가 시행되면 반도체 팹뿐 아니라 협력기업 유치에도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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