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에 셋은 외국인"…'유학생 배달 라이더' 불법인데 버젓이 '질주'

[외국인 불법배달 추적]① 실내서도 두건·헬멧 벗지 않고 외부 접촉 피해
"대대적 단속에도 효과 없어…내국인 일감 줄어"

편집자주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지만 전남광주 곳곳에서는 무자격 외국인 배달 라이더들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타인 명의 계정을 이용한 배달 과정에서 사고가 나면 피해자가 운전자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피해를 보상받기도 쉽지 않다. 배달대행업체는 이 같은 구조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일부 업체는 출입국 당국과 유착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뉴스1>은 세 차례에 걸쳐 전남광주지역 외국인 불법배달의 실태와 그 원인, 제도적 해법을 짚어본다.

최근 찾은 전남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 식당가에서 배달 라이더가 음식을 픽업해 가고 있다. 2026.8.3 ⓒ 뉴스1 조수민 기자

(광주=뉴스1) 안재영 조수민 기자

"열에 셋은 외국인이죠. 이들이 없으면 배달 상권 자체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아요.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일거리를 빼앗기는 셈이라 달갑지 않죠. 대대적으로 단속했다는데도 상황은 그대로입니다."

지난 3일 오전 11시 30분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금남로 일대 식당가.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음식을 픽업하려는 배달 오토바이가 하나둘 식당 앞으로 몰려들었다.

오토바이에서 내린 라이더들의 차림은 비슷했다. 짙은 색의 헬멧을 쓰거나 두건으로 얼굴을 감싸 평소 아는 사이가 아니면 누군지 알아보기 어려워 보였다.

식당 안에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라이더 대부분은 헬멧과 두건을 벗고 땀을 식혔다. 같은 배달대행업체 소속이나 지인을 발견하면 반갑게 인사를 건넨 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반면 식당 안에서도 헬멧과 두건을 벗지 않은 채 한쪽에 홀로 서서 음식만 기다리는 이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아예 식당에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대기하다가 음식이 준비되자 곧바로 받아 들고 서둘러 자리를 뜨는 라이더도 있었다.

내국인 라이더들은 이처럼 대면 접촉을 피하는 듯한 일부 라이더를 두고 무자격 외국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옷차림이나 행동만으로 이들의 체류자격이나 불법취업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동구 일대에서 배달한다는 김성윤 씨(50대)는 "소속 업체 없이 혼자 일해 구체적인 사정까지는 잘 모르지만, 오가며 마주치는 외국인 라이더의 비중이 체감상 상당하다"며 "대부분 나이가 어려 유학생으로 보이는데, 유학생 신분으로 배달업에 종사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이 배달업에 종사하려면 취업 활동에 제한이 없는 체류자격을 갖춰야 한다. 거주(F-2), 영주(F-5), 결혼이민(F-6) 등의 체류자격은 배달업 종사가 가능하지만 유학(D-2)이나 어학연수(D-4) 자격으로 배달하는 것은 체류자격 위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최근 타인 명의의 계정을 이용해 배달하는 무자격 외국인 라이더가 늘면서 법무부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집중단속을 벌였다. 이 기간 적발된 외국인 734명 가운데 56%인 410명이 유학생 신분이었다.

또 다른 배달 라이더 A 씨는 "타인 명의 계정으로 접속한 뒤 연락받을 전화번호만 자신의 번호로 바꾸면 얼마든지 배달할 수 있는 구조"라며 "외국인 라이더 상당수가 이런 방식으로 일하고, 일부는 소속 업체로부터 외부인과 최대한 접촉하지 말라는 교육까지 받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실제 기자가 홀로 대기하던 한 라이더에게 다가가 취재를 시도하자 그는 답변을 피하며 경계하는 반응을 보였다.

식당 안에서도 두건을 벗지 않은 채 음식을 기다리던 또 다른 라이더는 이름을 묻자 손사래를 쳤다. 그는 자신이 20대 베트남 국적이라고만 밝혔다.

이 라이더는 "배달 일을 시작한 지 3개월 정도 됐다"며 "용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다"고 짧게 답했다. 구체적인 체류자격이나 사용 중인 배달 계정의 명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같은 시각 서구 치평동 먹자골목의 상황도 비슷했다. 그늘에 오토바이를 세워 놓고 배차를 기다리던 라이더들 가운데 일부는 한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통화하며 시간을 보냈다.

배달업계 밖에서도 외국인 라이더가 늘어난 것을 체감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치평동의 한 오토바이 수리점 직원 B 씨(50대)는 "배달 오토바이는 운행이 잦아 정비도 꾸준히 들어오는데 외국인이 가져오는 경우도 상당하다"며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이 오토바이를 맡겨도 수리비를 한꺼번에 정산하는 장부에는 한국인 이름이 적혀 있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상무지구에서 주로 배달하는 C 씨는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편한 시간대에 배달하는 유학생을 하루에도 여러 차례 마주친다"며 "내국인 라이더 입장에서는 그만큼 일감이 줄어드는 셈이라 달가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jy87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