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휴양지네"…폭염에 백화점 식당가·팝업스토어 인산인해

휴가철 비수기 옛말…광주지역 백화점 7월 매출 상승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3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광주신세계 백화점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6.7.31 ⓒ 뉴스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백화점 들어오니 이제야 숨이 쉬어지는 것 같아요. 여기가 휴양지나 다름없네요."

연일 폭염이 이어진 지난달 3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광주신세계백화점 입구에서 만난 김성진 씨(35)는 뺨을 타고 흐르는 땀을 연신 닦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지상 주차장에서 백화점까지 1분 남짓도 되지 않은 거리를 걸었을 뿐인데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를 지나자 숨이 턱 막히는 듯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휴가 기간 더위를 피해 시간 보낼 곳을 찾다가 백화점으로 왔다"며 "조금이라도 빨리 들어가려고 지상 주차장을 선택했는데 괜히 그랬다"고 멋쩍어했다.

낮 기온과 최고 체감온도가 36도를 웃도는 극한 폭염이 계속되면서 김 씨처럼 더위를 피하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실제 이날 백화점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고객들로 붐볐다.

시원한 음료를 손에 든 채 대화를 나누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휴게공간에서 한참 머무는 모습은 여느 휴양지를 연상케 했다.

팝업스토어와 식당가가 있는 지하 1층에는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부터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과 임산부, 60~70대 노년층까지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여름 샌들과 의류를 둘러보다가 자연스럽게 동결칩과 마른 건어물을 파는 팝업스토어로 발걸음을 옮겼다.

종류별로 시식을 해본 뒤 입맛에 맞는 제품은 곧바로 구매로 이어졌고, 쇼핑백을 양손 가득 든 채 이동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60대 이지연 씨 자매는 "밖이 너무 뜨거워 밥 먹고 커피 마시러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조차도 고역"이라며 "백화점에서는 식사와 커피는 물론 쇼핑까지 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데다 시원하기까지 하다. 요즘 약속 대부분은 백화점이나 쇼핑몰 위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3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광주신세계 백화점에서 한 시민이 양산을 펼쳐보고 있다. 2026.7.31 ⓒ 뉴스1 이승현 기자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우양산 판매대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UV 차단율이 높은 제품부터 휴대성을 생각한 초경량 양산까지 시민들은 직접 펼쳐보고 비교하며 직원에게 차이점을 묻기도 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평양냉면과 코다리냉면 등 차가운 음식을 파는 곳은 대기 줄이 만들어졌다.

아이스크림 전문점과 아이스크림 라떼를 파는 카페 역시 주문이 몰리며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통상 백화점은 1년 중 휴가철인 7월과 8월은 '비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예년보다 강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시설을 잘 갖춘 백화점이 피서 공간으로 자리 잡으며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등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6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증가한 데 이어 7월에는 증가 폭이 18.9%까지 확대됐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역시 최근 들어 가장 많은 고객이 찾는 지하 식품관 매출이 6월 20%, 7월에는 5% 이상 증가하는 등 여름철 특수를 누리고 있다.

두 곳 모두 인기 상품으로는 여름철 피부 보호를 위한 화장품과 선글라스 등 패션잡화를 비롯해 냉감이불과 선풍기 등이 꼽혔다.

윤형석 씨(35) 부부는 "말도 못 하게 더워 야외활동은 해가 완전히 지고 나서 하는 잠깐의 산책 외에는 꿈도 못 꾼다"며 "이런 극한 폭염에는 백화점이 최고다"고 말했다.

올케와 함께 온 최종은 씨(32·여)는 "수족구병이 유행해 아이와 함께 물놀이장은 물론 키즈카페도 선뜻 가기 어렵다"며 "특히 광주는 아이와 함께 시원하게 시간을 보낼 실내 공간이 많지 않아 자연스럽게 백화점을 자주 찾게 된다"고 전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