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만 구치소 없다"…광주교도소 수용률 145% 포화
미결수용자 974명, 기결수와 함께 수용
5인실 10~12명 생활…수용 환경·인권 침해 우려
-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전국에서 유일하게 호남권에만 미결수용자를 전담하는 구치소가 없어 광주교도소의 수용률이 1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용자들이 기결수용자와 같은 교정시설에 수용되면서 과밀수용뿐 아니라 무죄추정 원칙과 사법적 방어권 보장 측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광주교도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광주교도소에는 수용 인원 정원 1560명보다 699명 많은 2259명이 수용돼 있다.
수용률은 145%로 전국 교정시설 평균 수용률인 127%를 크게 웃돌며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수용자 가운데 기결수용자는 1285명, 미결수용자는 974명으로 미결수용자가 전체 인원의 43%를 차지한다.
과밀수용으로 정원 5명인 수용 거실에서 10~12명이 함께 생활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용자 1명당 충분한 생활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기본적인 수용 환경과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 교정당국의 설명이다.
광주교도소의 과밀 문제가 심화한 배경에는 호남권에 별도의 구치소가 없다는 점이 있다.
구치소는 법원의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용자를 주로 수용하며 재판 출석과 변호인 접견 등 방어권 행사를 지원하는 시설이다. 반면 교도소는 형이 확정된 기결수용자를 대상으로 교육·직업훈련·심리치료 등을 실시해 교정·교화와 사회 복귀를 돕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광주와 전남·전북에는 미결수용자를 전담할 구치소가 없어 광주교도소가 교도소와 구치소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광주교도소는 변호인 접견과 재판 준비 등 미결수용자의 재판권과 사법적 방어권 행사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결수용자를 위한 교정·교화 프로그램 운영에도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광주교도소는 학과·인성교육과 종교활동, 가족 만남의 집, 사회봉사 등 교육·교화 프로그램을 비롯해 성폭력·스토킹·정신질환·마약류 수용자를 위한 심리치료와 재활치료를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 정비와 건축도장, 타일, 봉제, 웹디자인 등 직업훈련도 실시하고 있지만, 미결수용자가 전체 수용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면서 공간과 인력 운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
구치소 부재에 따른 불편은 수용시설 내부뿐 아니라 접견을 원하는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교도소는 기결수와 미결수까지 함께 수용하면서 접견 예약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접견 예약은 통상 일주일 전 오후 4시 온라인으로 할 수 있지만, 광주교도소는 예약 시작과 동시에 접속자가 몰려 대기 화면이 뜨는 경우가 잦다.
예약 개시 직후 접속하지 못하면 원하는 시간대는 물론 당일 예약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오픈런을 해야 한다",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교정당국 안팎에서는 호남권에 미결수용자를 전담하는 구치소가 신설될 경우 광주교도소의 과밀수용이 완화되면서 접견 여건 역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밀수용은 교정공무원의 근무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정시설 직원을 폭행한 사건은 2020년 97건에서 2023년 190건으로 증가했고 2024년에도 152건이 발생했다. 2024년 교정공무원 정신건강 실태분석에서는 과밀수용에 따른 업무 과중과 인력 부족이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박경선 광주교도소장은 "호남권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미결수용자를 전담할 수 있는 구치소가 없는 지역"이라며 "수형자의 원활한 사회 복귀를 지원하고 미결수용자의 인권과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구치소 신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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