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통합의료벨트' 구상에…순천 각계 "협의도 없이" 반발 확산

이병운 순천대총장 "처음부터 기울어져 있던 불공정"
시민사회·정치권 "대학 통합, 자율적 논의돼야"

이벙운 순천대학교 총장은 28일 순천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향해 초광역 통합의료벨트 철회 촉구 및 대학 통합 협상에 개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 뉴스1 김성준 기자

(순천=뉴스1) 김성준 기자 =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발표한 '초광역 통합의료벨트 구상안'을 두고 순천 정치권과 순천대, 지역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병운 순천대학교 총장은 28일 오후 순천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발표한 초광역 통합의료벨트 구상은 사실상 지침을 내려 통합을 재촉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총장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전날 두 대학이 통합 논의를 위해 만나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협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결론을 제시했다"며 "대학과도, 동부권 시민과도 단 한 차례의 사전 협의 없이 결정되고 통보된 것이 시민주권정부가 말하는 행정인지 묻고 싶다"고 되물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초광역 의료벨트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전남 동부권은 순천 성가롤로 병원 일대를 '메디컬 특화 지구'로 지정하고 순천의료원을 이전·신축해 600병상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남 서부권에는 목포시를 중심으로 목포한국병원, 목포의료원 등을 연계한 메디컬 타운을 구축하겠단 내용도 포함됐다.

특별시가 배포한 조감도 자료에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서부권 메디컬 타운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의대를 목포대로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총장은 "어제의 발표는 돌발적인 구상이 아니라 처음부터 기울어져 있던 불공정의 완성"이라며 "동·서부 프로젝트를 견주어 보면 그 편향은 명백하게 드러나고 재원 조달 계획이나 단계별 로드맵, 구체적인 지원방안도 없는 구색 맞추기식 청사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과대학 설립은 지방정부의 권한도 아니고, 자율적 합의를 말하면서 실제로는 시한과 지원으로 압박했다"며 "이 문제의 본질은 대학 간 다툼이 아닌 뿌리 깊은 동부권 소외"라고 강조했다.

순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28일 순천시청 앞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발표한 초광역 통합의료벨트의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 뉴스1 김성준 기자

순천 지역사회 단체 200여 명도 기자회견 전 순천시청 앞에서 '초광역 통합의료벨트 구축안'의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순천대와 목포대가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과 대학의 의견 수렴도 없이 특정 지역에만 병원과 의대를 밀어주는 것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동부권 주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도 통합특별시가 편향된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손훈모 순천시장은 본인의 SNS에 "당사자인 대학의 자율적인 논의와 판단이 진행되기도 전에 발표된 이번 구상은 대학 통합 협상 결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학의 미래와 지역의 의료체계를 좌우할 중요한 결정은 대학 구성원의 충분한 논의와 자율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게시했다.

순천 지역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의원 9인도 이날 오전 전남광주 동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시 역할은 특정 방안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는데 있지 않다"며 "특별시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구상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순천시의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학 통합 논의에 편파적으로 개입해 지역 갈등을 키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강한 유감과 분노를 표한다"며 "조정자가 되어야 할 기관이 특정 방향을 제시하는 순간 협의의 자율성과 신뢰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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