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 35도' 전남광주 시민 피서법…'물폭탄' 아래 물놀이장 삼매경
- 조수민 기자

(광주=뉴스1) 조수민 기자 = "하루 종일 에어컨을 틀어놔서 머리만 아팠는데, 여기 와서 물 한 바가지 맞으니까 속이 다 뻥 뚫리네요."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른 26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오룡동 광주시민의숲 물놀이장.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치솟으며 도심 전체가 가마솥처럼 끓어올랐지만, 이곳만큼은 쏟아지는 물줄기와 시민들이 토해내는 청량한 함성으로 가득 찬 세상이었다.
물이 가득 찬 대형 버킷이 뒤집히며 거대한 물벼락을 쏟아내자, 그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던 시민들은 일제히 손을 번쩍 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사방으로 튀는 거친 물보라 속에서 아이들은 수경을 고쳐 쓰며 연신 물총 펌프질을 해댔고, 물안개가 뿜어져 나오는 터널을 조그만 발로 쾅쾅 밟으며 웅덩이를 만들었다.
옷이 흠뻑 젖은 부모들도 휴대전화 렌즈에 튄 물방울을 옷소매로 쓱쓱 닦아내며, 아이들의 생생한 미소를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여섯 살 딸의 손을 잡고 물 터널을 통과하던 주민 최윤서 씨(여·34)는 "집에 있으면 더위에 지쳐 다들 누워만 있게 되는데, 여기 오니 축제장에 온 것처럼 활기가 넘쳐서 몸도 마음도 살아나는 기분"이라며 "아이가 물방울을 맞으며 까르르 웃는 소리를 들으니 밀린 스트레스가 싹 씻겨 내려간다"고 환하게 웃었다.
돗자리에 앉아 아이들에게 시원한 이온 음료를 건네던 학부모 정민우 씨(41)는 "동네에 이런 무료 시설이 있다는 게 정말 큰 복인 것 같다"며 "멀리 바닷가까지 갈 필요 없이 온 가족이 물속에 발 담그고 웃을 수 있어서 올여름 가장 완벽한 주말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들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풀장 안을 누비며 무더위를 완전히 압도했다.
물총 가득 물을 채우던 김진우 군(9)은 코끝에 맺힌 물방울을 훔치며 "얼음 가득 넣은 수박화채를 먹을 때보다 여기 물속에 풍덩 빠져서 친구들이랑 물총 싸움할 때가 오백 배는 더 시원하다"며 "오늘 밤샘 운영을 한다면 해가 질 때까지 집에 절대 안 가고 계속 놀고 싶다"고 소리치며 다시 물보라 속으로 돌진했다.
바닥분수 구멍 위를 번쩍 뛰어넘던 박소율 양(7)은 "물이 발바닥에서부터 하늘 높이 슝 하고 솟아오를 때 날아갈 것처럼 신난다"며 "물이 얼굴에 닿을 때마다 하나도 안 덥고 시원해서, 내일도 또 오자고 벌써 엄마한테 약속을 받아냈다"며 배시시 웃었다.
그늘막과 텐트가 촘촘히 들어선 나무 그늘에서 시민들은 준비해 온 과일을 나눠 먹으며 활기찬 휴식을 이어갔다. 안전요원들의 호각 소리에 맞춰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시민들의 모습 속에 물놀이장의 시원한 열기는 늦은 오후까지 계속됐다.
한편 기상청은 광양에 폭염중대경보를 발효 중이며, 광주를 비롯해 담양·보성·여수·순천·곡성·장성·장흥·강진·영암·나주 동남부·구례 평지·고흥·해남 북부·완도(여서도 제외)·무안 북부·흑산도·홍도 등 지역에 폭염경보를 내렸다.
동시에 화순과 함평·목포·신안(흑산면 제외)·진도·영광·나주 서북부·구례 산간·해남 남부·완도 여서도·거문도·초도 등 지역에는 폭염주의보를 발효하며 전남광주 전역으로 특보를 확대했다.
이날 광주 북구의 낮 최고기온은 34도를 기록했다. 광양은 37.5도까지 올랐고 순천 36.1도, 여수와 광주 동구는 35.2도를 기록하는 등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에서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졌다.
sum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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