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대·순천대 통합 사실상 무산…국립 전남권 의대 설립은?

양 대학 모두 '의과대학' 유치만 고집…협상 쳇바퀴
단독 공모 시 광역 행정 지원 등 경쟁력 저하 우려

송하철 목포대 총장(왼쪽)과 이병운 순천대 총장(목포대 제공) ⓒ 뉴스1

(순천=뉴스1) 김성준 기자 =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을 전제로 통합을 추진 중인 목포대와 순천대 간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통합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의대 신설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목포대와 순천대는 지난해 12월 전남도와 삼자협약을 맺고 전남 국립의대 설립을 위한 통합에 합의했다.

지난 2월 정부가 '의대 없는 지역에 신설 의대 정원 100명을 배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양 대학의 통합은 탄력을 받는 듯 보였다.

그러나 협약서에 포함된 '대학본부'와 '의대 소재지'를 분리 배치하는 방안이 걸림돌이 됐다. 양 지역 모두 의대와 대학병원을 원하면서 대학본부 소재지를 결정하지 못해 통합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양 대학의 협상이 진척되지 못한 사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했고, 민형배 시장직 인수위원회는 '1대학·단계적 2대학병원'이라는 중재안을 내놨다.

순천에 5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을 우선 설립하고, 목포에는 대학본부와 의과대학, 추후 대학병원을 건립하자는 내용이다.

목포대는 해당 안에 '조건 없는 수용' 방침을 밝혔으나, 순천대는 '편향된 제안'이라며 거절했다. 순천대가 인수위 제안에 지역만 바꾸는 '역제안'을 했으나 목포대 역시 "인수위에서 이미 불가능하다고 한 사안"이라며 거절했다.

중재안 거절 이후 양 대학은 한 차례 만남을 가졌으나 여전히 '의대 소재지'를 고수하면서 협상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역시 인수위의 중재안이 거절된 이후 특별한 중재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 순천대의 '역제안' 여부를 놓고, 양 대학이 의미 없는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교육부나 복지부가 통합 시기나 신설 의대 선정 시기 등을 못 박은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2027년 통합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양 대학이 2027학년도 수시 모집 요강도 발표하면서 철회 후 재공고 등의 절차를 이행하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교육부는 최근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만약 2030년 지역 의대 신설을 목표로 대학 통합을 추진할 경우 일정에 지연이 없도록 본부를 포함한 의대, 대학병원 위치에 대해 조속히 합의하고 통합 후속 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2030년 개교를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2028학년도 통합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신설 의대 공모에 목포대와 순천대가 따로 신청하게 되면 통합 논의 자체가 의미를 잃는다.

공모에 통합대학으로 신청하지 못하게 되면 사실상 전남 국립의대도 물 건너갈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전남광주 통합으로 '의대 없는 지역'이라는 조건도 사라지면서 타 지자체와 경쟁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의대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경북·전북 등은 광역단체의 행정력과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가능하다. 두 지역이 공모에 신청할 경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원이나 목소리를 내기 힘든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될 여지가 크다.

지역 내에선 '의대·250병상 규모 병원'과 '대학본부·500병상 규모 병원' 등의 방안들도 제시되고 있지만, 이미 '감정싸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 통합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양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각자 의대 필요성을 주장하는 글이나 상대 지역을 비난하는 내용이 게시되는 등 지역갈등 양상으로까지 번져가는 모양새다.

전남 동부 정치권 한 관계자는 "최근 광주에 대규모 투자 발표와 특별시 주청사 갈등 등으로 인해 동부권 소외론이 가중되고 있다"며 "통합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까지 확산하면서 정치권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white@news1.kr